문화·스포츠 문화

부동산 막히고 주식도 불안하니....보유세 없는 그림 시장으로 돈 몰린다

17일 케이옥션 3월경매, 낙찰총액 약 136억원

2017년 단색화 열풍 이후 4년 만에 최고 기록

김창열 강세 속에 이우환,박서보,정상화 인기

'보복 쇼핑' 넘어 본격 호황 시작될지 주목

3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창열의 '물방울LSH70' /사진제공=케이옥션3억6,000만원에 낙찰된 김창열의 '물방울LSH70' /사진제공=케이옥션




미술품경매회사 케이옥션이 3월경매에서 ‘단색화’와 김환기 열풍이 절정이었던 지난 2017년 4월경매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옥션은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진행한 메이저 경매에 166점을 출품해 123점의 거래를 성사시켜 낙찰률 74%, 낙찰총액 135억8,030만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경매가 총액 164억여원의 기록한 이후 4년 만의 최대치다. 당시 경매에서는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고요5-Ⅳ-73 #310’이 65억5,000만원에 팔려 총액을 견인했다. 김환기의 작품 1점을 제외한 낙찰 총액은 99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3월경매의 낙찰총액은 2005년에 문 연 케이옥션이 국내외에서 진행한 모든 경매를 통틀어 4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최근 미술시장으로 쏠리는 ‘아트테크’ 투자자들의 관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문화 소비에 대한 ‘보복적 쇼핑’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라 주목할 만하다.



케이옥션과 쌍벽을 이루는 서울옥션(063170)도 뉴욕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하반기 이후, 홍콩경매를 제외한 국내 경매에서 낙찰총액 100억원을 넘긴 것은 5회에 불과했다. 그 중 하나가 지난 2월 경매에서 낙찰률 90%를 넘기며 거둬들인 110억 여원이다.

관련기사



13억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 /사진제공=케이옥션13억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 /사진제공=케이옥션


한편, 이날 경매의 최고가 낙찰작은 쿠사마 야요이의 주황색 작품인 ‘인피니티 네트(ZZOOX)’로 13억1,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이우환의 1987년작 ‘바람과 함께’(181.8×227.3㎝)가 13억원에 낙찰돼 그 뒤를 이었다. 이우환의 출품작 7점 중 5점이 팔려 26억5,500만 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작고한 김창열의 ‘물방울’ 열풍은 여전히 뜨거웠다. 손바닥 만한 1호크기(22.7×15.8㎝)의 1977년작 ‘물방울’이 시작가 1,200만원에 올라 경합끝에 8,200만원에 낙찰되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창열의 ‘물방울’ 9점이 모두 팔려 14억6,2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3억1,000만원에 낙찰된 김창열의 '물방울SA0001·SA930-02' /사진제공=케이옥션3억1,000만원에 낙찰된 김창열의 '물방울SA0001·SA930-02' /사진제공=케이옥션


최근의 경매시장 훈풍을 두고 지난 2007년의 호황이 다시 오는 듯하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점도 포착된다. 수요자들의 학습효과, 미술품에 대한 정보 확대의 영향으로 신진작가들의 그림보다 검증된 작가의 수작이 경합을 보인다는 것.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올 상반기 미술시장 전망에서 내놓은 “안전성이 검증된 단색조회화 작가들이 시장 가격을 이끄는 동력원으로 다시 부상하고 새로운 시장 주도작가군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는 것과 “고인이 된 김창열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의 동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박서보의 작품은 5점이 모두 판매돼 총 9억2,100만 원, 정상화의 작품 5점도 모두 새 주인을 찾아 낙찰총액 12억1,200만원을 거둬들였다. 그 외에도 변시지의 ‘런던 풍경’이 7,000만원, 최근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청전 이상범의 가로 333㎝짜리 8폭그림 ‘백제여적’이 5,200만원에 팔리는 등 유명작가여도 수작을 중심으로 경합이 벌어졌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탄생 100주년 회고전이 열린 우향 박래현의 ‘부엉이’가 3,400만원, 소림 조석진의 ‘춘일금강’이 2,200만원, 운계 조중묵의 ‘어해도’가 1억 500만원 등 추정가를 크게 웃돌며 낙찰됐다. 시경(詩經)의 ‘빈풍칠월편’의 내용을 묘사한 19세기말 20세기초의 ‘빈풍칠월도’는 1억2,500만원에 팔렸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