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그린대출' 앞장서는 농협은행…4개월새 5,000억 대출

재무구조보다 성장성 지수 개발

친환경기업에 금리 우대·컨설팅

농식품그린성장론 등 상품 인기

'ESG친환경기업론'도 내놓기로





# 유기농 원예 농장을 3년째 꾸려온 김모씨는 올해 초 농협은행의 ‘NH농식품그린성장론’과 경영 컨설팅을 받고 스마트팜 전환에 착수했다. 창업 초기여서 사업 수익이 미미했던 김씨는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하지만 농협은행에서 시설 구축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낮은 금리에 빌릴 수 있었다. 김씨의 원예 농장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녹색경영기업 환경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 농협은행이 자체 비재무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매겼기 때문이다. 김씨는 특화 컨설팅도 함께 받아 생각했던 것보다 시설 구축 비용을 1억 원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권준학(오른쪽) 농협은행장이 지난 17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친환경 농식품기업 풍림푸드를 방문해 정연현 대표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농협은행권준학(오른쪽) 농협은행장이 지난 17일 충북 진천에 위치한 친환경 농식품기업 풍림푸드를 방문해 정연현 대표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농업 금융 전문 상품을 출시하며 친환경 농업·농식품 기업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출시 4개월 만에 5,000억 원 가까운 대출이 집행돼 과거 비슷한 상품보다 5~10배 더 빠른 속도로 팔려나갔다. 올해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을 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농협의 태생적 특성을 살린 ‘그린·농업 임팩트 금융’을 핵심 ESG 전략으로 내걸고 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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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NH농식품그린성장론’은 이달 12일 기준 총 4,599억 원이 신규 집행됐다. 이 상품은 농식품 관련 업종 기업에 운전·시설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기업의 친환경·사회적 책임·성장성을 평가하는 ‘NH그린성장지수’를 개발해 이 상품에 처음 적용했다. 친환경 또는 사회적 기업 현황이 확인되면 대출 한도와 금리를 추가 우대해주는 식이다. 우수 기업은 최대 1.5%포인트까지 우대 금리를 받고 무보증 신용대출 추가 한도도 최대 50% 더 받을 수 있다. 전문 경영 컨설팅도 따라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재무제표 중심의 여신 평가가 아니라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 신재생 에너지나 스마트팜 시설 도입, HACCP 인증 등 기업의 환경성과 미래 성장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비재무적 ESG 지표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농업 금융에서 잔뼈가 굵은 농업 전문은행이기 때문에 운영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ESG 관련 비재무 지표를 지수화해 여신 평가에 공식적으로 도입한 것은 농협은행이 처음이다.

농식품 기업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콘셉트의 대출 상품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상품의 대출 집행 속도는 훨씬 빠르다. 농협은행이 2018년 7월 선보였던 ‘NH일자리·창업농식품기업우대대출’의 경우 출시 후 4개월 동안 435억 원이 판매됐다. 같은 기간 그린성장론 실적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농협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최소 1조 원 이상을 녹색 분야 혁신 우수 농식품 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SG 선도 은행’ 드라이브를 건 농협은행은 다양한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그린성장론' 업종의 문턱을 없애고 환경성 평가 우수 등급을 받았거나 ESG 실천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기업에 대출금리를 우대해주는 ‘NH ESG친환경기업론(가칭)’도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에게도 ESG 참여를 촉진하고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주기 위해 자동차 금융 상품인 ‘NH간편오토론’의 우대금리 조건도 최근 개편했다. 친환경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금리를 0.3%포인트 깎아준다. 권 행장은 “대한민국 그린 생태계는 농업 금융 전문은행인 농협은행이 앞장서서 추진해 정부의 그린뉴딜사업 지원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친환경 금융을 대표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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