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옛 충남도청사에 ‘소통협력공간’조성사업을 하면서 관계기관의 승인없이 공사를 강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18일 시청 기자브리핑을 열고 “옛 충남도청사 리모델링 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 소유자인 충청남도나 문체부의 공식적인 승인없이 무단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민들에게 큰 실망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시는 수목과 담장철거 당시 담당 국장이 시 감사위원장에 임명돼 이번 감사에서 제척하고 감사개입을 차단하고 철저한 조사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인력을 투입해 행정부시장을 감사단장으로 6명의 감사반을 꾸려 감사를 실시했다.
시는 이번 감사에서 시설물 사용에 대한 소유자 협의(승인)여부, 부속건물 리모델링공사 건축협의 대상 여부, 담장 철거 및 수목 이식·폐기 추진 경위, 사업추진 시 법령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우선 수목제거 및 담장철거, 무기고·선관위·우체국부속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사업부서에서 문체부를 4차례 방문해 협의한 사실은 있으나 소유자인 충남도나 문체부의 공식적인 승인없이 무단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속건물인 우체국, 무기고동의 2층 바닥과 내외부 계단를 철거하는 공사는 것은 주요 구조부를 해체하는 것으로써 이는 대수선에 해당하고 부속동 3개 동의 연결복도 철거 후 재설치하는 것은 증축행위에 해당함에도 관할 중구청에 건축협의(대수선, 증축)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내진성능 평가용역 결과 내진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내진설계 보강없이 건물 내부만 구조보강하도록 설계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사회적자본지원센터가 소통협력공간에 입주하려면 운영협의회 심의를 거쳐 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나 마치 소통협력공간에 입주가 확정된 것처럼 설계에 반영, 사전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입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전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장이 현직 과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몸담았던 기관에게 특혜를 줬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범위내 향나무 등 수목이식 및 폐기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목은 1,218그루 가운데 481그루를 제거하고 현재 737그루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폐기수목은 향나무 197그루(경계수목 173그루, 청사안)중 114그루, 사철나무 58그루중 36그루, 측백나무 15그루중 10그루, 회화나무 8그루, 히말라야시다 5그루중 3그루 등이다.
특히 담장 경계수목 향나무 173그루 가운데 100그루는 폐기하고 73그루는 금고동 양묘장으로 이식했고 폐기된 향나무 수령은 폐기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식된 향나무는 40~43년으로 확인됐다.
제거된 수목중 그루터기(밑동)가 있는 나무는 14그루로서 향나무 3그루(55년~110년), 측백나무 그루주(68~70년), 측백나무 3그루(37~40년), 메타세과이어 2그루(45~50년) 등이다.
서철모 시 행정부시장은 “이번 감사를 통해 행정절차 등 법령을 위반한 관련자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비위정도가 중과실이라고 판단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