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주요 선진국 리츠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국내 리츠도 재평가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18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 상장된 리츠는 한 주간 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양한 유형의 리츠가 모두 강세를 보였다. 보나도리얼티(오피스 리츠)가 9.5%, 이퀴닉스(데이터 센터)도 9.4% 올랐고 호스트호텔앤리조트(호텔)와 에섹스프로퍼티(소형 임대주택)와 인비테이션홈즈(소형 임대주택) 역시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종목 중 다수는 국내 투자자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미국 배당주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리츠 섹터 지수가 모두 상승했는데 부양책 승인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호텔·주거용·리테일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백신 접종 확대와 대규모 부양책 통과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이 리츠의 회복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1조 9,000억 달러(약 2,136조 원) 규모의 부양안에는 185억 달러(약 21조 원)를 긴급 임대료 지원과 주택소유자지원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시 급등에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온 선진국 리츠에 대한 관심을 둘 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닷컴버블과 9·11테러, 금융위기 등 과거 사례를 보면 경기 회복기 리츠 성과는 다른 섹터 대비 좋았다”며 “지금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가장 많이 하락했던 리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진을 이어오던 국내 리츠에도 회복 조짐이 감지된다. 이달 초까지 연초보다 1% 하락한 상태였던 국내 리츠지수는 지난주에만 0.4% 올랐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가격 변동 폭은 작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리츠의 장점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배당 경험 확대, 기존 리츠들이 추가 우량 자산 편입에 나서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 4일 삼성화재 역삼빌딩을 여섯 번째 자산으로 편입한다고 공시한 신한알파리츠와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백화점 중동·안산, 롯데마트 계양·춘천, 프리미엄아울렛 이천, 김포 물류센터 등 6개 자산의 매입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리츠, 쿠팡 상장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물류 리츠 등이 상승을 견인했다.
이 연구원은 “리츠가 개별 부동산과 다른 점은 다물 자산을 편입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추구한다는 점”이라며 “국내 리츠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적합한 투자 대상으로 꼽힐 수 있도록 하는 ‘리츠의 대형화’”라고 진단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