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야권을 지지하시는 국민들께서는 저 안철수나 오세훈 후보님의 개인 승리를 바라시는 게 아니다"라며 “오직 야권이 이기는 것만을 바라보고 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래서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단일화를 위한 양당의 실무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이날 안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서울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고 투표용지에는 두 후보 모두 이름이 인쇄된다.
하지만 안 후보가 이날 국민의힘이 고집하던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수용한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 대상에 유선전화(집전화) 응답자를 5~10%가량 반영하는 것이다. 유선전화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많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유선전화 사용자를 포함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안 후보가 그런 불리함을 안고서라도 야권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안 후보는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만 있다면 감수하겠다.그리고 시민의 선택과 평가에 맡기겠다. 제가 이기는 것보다 야권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고, 단일화에 대한 국민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번 주말부터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22일)에는 단일 후보를 만들 수 있다”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해 오는 28일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단일 후보가 나서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민이 보고 계신다. 역사가 기록할 것"이라고 하며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내년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저는 반드시 2021년 4월 7일을 대한민국의 민주와 법치,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위한 첫 출발이 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선관위에 각각 후보 등록을 한다. 이후 양당 실무진이 단일화 협상에 다시 돌입할 전망이다. 마지노선은 24일이다. 25일부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양측은 전날까지 단일화에 합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후보는 각각 ‘2번 국민의힘 오세훈’, ‘4번 국민의당 안철수’를 내세워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 운동 전날인 24일까지 무조건 단일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우리도 24일을 데드라인으로 본다”고 전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