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덴마크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두번째 사망자 발생

AZ백신 접종후 혈전 등 증상…1명 사망

"1명은 혈전·뇌출혈로 위중"…보건당국 "백신과 연관성 여부 철저 조사"

지난달 11일 한 덴마크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11일 한 덴마크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의료계 종사자 두 명에게서 혈전과 뇌출혈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두 사람 가운데 나머지 한 명도 상태가 심각하다고 당국이 전했다.

덴마크 보건당국은 이날 두 건의 심각한 사례를 보고받았다고 확인하면서 두 명 다 AZ 백신을 접종한 지 14일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당국은 다만 이 두 명이 언제부터 아프기 시작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덴마크는 지난 11일 자국에서 AZ 백신을 맞은 60세 여성이 혈전을 형성한 뒤 사망했다면서 예방 차원에서 2주간 사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덴마크에서 AZ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사례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유럽연합(EU) 내 의약품 및 백신을 평가하는 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18일 AZ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성됐다는 보고와 관련해 "AZ 백신은 안전하며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다"고 밝히면서 AZ 백신 접종을 보류했던 국가들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는 이번 주부터 접종을 재개한 상태다.

덴마크 보건당국은 백신 사용 여부에 대한 결정을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당국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백신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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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번에 발생한 덴마크의 혈전 사례와 관련해선 즉답을 하지 않은 채 백신의 안전성이 최우선이며 규제당국의 신중한 결정 후 백신 접종이 유럽 전역에 걸쳐 재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일부에서 혈전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과학계가 여러 가설을 통한 원인 규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드문 항체 형성을 촉발해 혈전으로 이어진다는 주장과 함께 경구 피임약이 원인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은 안전성위원회 임시회의를 열어 그동안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AZ 백신이 혈전의 전반적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과 관련돼 있지 않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뇌정맥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CVST)으로 알려진 매우 드문 혈전증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많은 과학자는 AZ 백신이 혈전을 유발하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아직 확정적인 근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몇몇 혈전 사례가 보고된 독일과 노르웨이 연구자들은 백신이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항체가 혈전을 불러온 것으로 추정했다. 3명의 환자를 치료한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병원의 안드레 팔 홀름 교수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환자들의 임상적 진행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발견을 했다"며 이같은 가설을 내놨다. 다만 홀름 교수는 이런 발견 내용이 잠정적이라며 이를 뒷받침할만한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다.

독일 그라이프스발트 대학병원의 연구팀도 지난 19일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정확히 증명된다면 치료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EMA 연구자들 역시 혈전이 AZ 백신과 연관된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발생한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여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같은 사례가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VST가 그동안 매우 드물지만 임신부나 경구 피임약 이용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EMA 안전성 위원회의 자비네 슈트라우스는 "이것이 우리가 곧 추가로 조사해야 할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직 AZ 백신 사용이 승인되지 않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항체 가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특히 AZ 백신 접종 후 혈전 사례가 주목을 받으면서 임상의들이 더 많은 사례를 보고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백신 접종이 혈전과 연관된 것처럼 보이도록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아울러 화이자나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등 항체 형성을 유발하는 다른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AZ 백신만 혈전 사례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Z 백신은 존슨앤드존슨, 스푸트니크 백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매개체 백신이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나 독일 연구진의 발견이 동료평가를 거쳐 공개되면 과학자들이 이에 대해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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