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채권 금리 상승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7~23일) ‘KBSTAR 국고채3년 선물인버스’에는 3,501억 원이 새로 들어왔다. 지난주까지 전체 설정액이 2,500억여 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뭉칫돈이 단기에 몰린 셈이다. 또 다른 채권 인버스 ETF인 ‘KODEX10년국채선물인버스’ 에도 한 주 새 525억 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자금 유출입 기간을 한 달로 넓히면 두 ETF의 순유입액은 각각 5,000억 원, 2,400억 원에 달한다
두 상품은 각각 3년국채선물지수·10년국채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의 -1배를 추종하는 ETF로 국채 금리가 상승(국채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들 상품의 가격도 오른 점과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이들 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지난 15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38%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18일 2.152%로 2018년 말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KBSTAR 국고채3년 선물인버스’는 9일, ‘KODEX10년국채선물인버스’는 16일 각각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신탁 등에서 채권선물인버스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리 금등에도 국채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국내 수출 경기회복으로 경제성장률이 연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고용지표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수요가 견인하는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은 상황이기에 금리 인상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채권 매입, 통안채 입찰 규모 축소 등을 예고했지만 추경을 포함한 국내 채권 시장의 발행 물량 부담을 희석시키기에는 불충분한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대외 금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