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H&M과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자 중국 내에서 이들 브랜드 불매 운동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특히 뉴발란스, 자라, 언더아머, 갭, 휠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신장산 제품 공급 중단 선언이 잇따르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불매 운동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H&M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장에서 제품과 원자재를 조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H&M 측은 "신장 소수민족의 강제 노동과 종교 차별 의혹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신장 내 어떤 의류 제조업체와도 협력하지 않고 제품과 원자재(면화)도 이 지역에서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H&M은 지난해 9월 신장 소수민족을 강제 동원한 의혹이 불거진 중국 면사업체 화푸패션과의 제휴를 끊은 바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신장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인재 양성소 역할을 하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신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고 하는가?"라며 H&M을 비난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25일 현재 42만여명으로부터 공감을 얻었고 4만1,500여회 공유됐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H&M 상품이 대거 사라졌다. 타오바오, 알리바바, 톈마오 등에서 H&M을 입력해도 관련 상품이 검색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상에서는 H&M 매장 상황을 찍어올리는 파파라치도 등장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도 불매 대상으로 떠올랐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신장의 강제노동과 관련한 보도에 우려를 표하고 해당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25일 오전 웨이보에는 '나이키'가 인기검색 화제 1위에 올랐다. 10위 안에 신장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관련된 화제가 7개였다.
이들 브랜드 외에도 뉴발란스, 자라, 언더아머, 갭, 휠라 등도 잇따라 신장 강제 노동과 관련 해당 지역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중국 내 글로벌 브랜드들의 불매 운동 확산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 봉황망의 패션 채널이 이들 브랜드의 공식 서명을 묶어 올린 웨이보 게시글은 게재 6시간 만에 20만명으로부터 공감을 받았고, 5만4,000명이 공유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