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H&M과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일파만파 번졌던 중국인들의 해당 브랜드 불매 운동이 다소 주춤해지는 모양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에서 불거진 글로벌 패션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빗겨가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지난 2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여성용 운동화를 699위안(약 12만원)에 판매하는 나이키 특가전이 열리자 35만 명이 몰리면서 준비된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됐기 때문이다.
실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중국 스포츠브랜드 중에서도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H&M이 신장산(産) 면과 솜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중국 전자상거래 앱에서 H&M 상품이 속속 사라지고 중국 여러 도시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반면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중국에서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중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신장 인권 탄압을 이유로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H&M과 나이키를 비롯해 뉴발란스, 자라, 언더아머, 갭 등 관련 선언을 한 기업의 목록이 적힌 블랙리스트도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나이키 역시 불매운동 대상이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나이키 운동화를 불 태우는 영상을 올리며 불매운동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또 중국 공산당의 인재 양성소 역할을 하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신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고 하는가?"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사실상 정부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국영 CCTV는 지난 27일 미국 정부와 미국 비영리 단체가 면화산업 비영리단체인 '더 나은 면화 계획'(BCI)을 조종해 강제 노동 위험을 이유로 신장 면화의 인가를 중단시켰다며 비난의 초점을 기업에서 미국 정부로 돌리고 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