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 식품 제조사가 업계 최초로 상장을 추진한다. 유기농 사료를 무기로 국내 주요 업체를 고객사로 둔 강소 기업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투자은행(IB) 업계도 6조 원에 달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9일 IB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업체 오에스피(OSP)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거래소는 45일 내 관련 서류를 검토,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 늦어도 3분기 중에는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SK증권이다.
오에스피는 지난 2004년 포장지 제조업으로 출발해 2012년 신사업으로 반려동물 사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미국 농무부 유기농 인증(USDA-NOP) 등 ‘유기농’을 무기로 프리미엄 사료 시장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ANF(우리와)를 비롯해 풀무원·사조동아원·동원F&B 등 국내 주요 사료 업체가 고객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17년 103억 원이던 매출은 2019년 149억 원으로 2년 만에 44.6%가 늘었다. 지난해도 매출 155억 원으로 50.4% 증가했다. 영업익은 지난해 기준 33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1%에 달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지난해 8,900억 원에서 오는 2023년 1조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에스피의 성장성을 알아본 곳은 코스닥 상장사 우진비앤지(018620)다. 우진비앤지는 동물 의약품 전문 업체로 영양제와 특허 약물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9년 오에스피 지분 66.2%를 140억 원에 인수했다.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우진비앤지는 지난해 2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지만 오에스피 등 자회사 덕에 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오에스피는 아주IB투자·하나벤처스·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지난해 10월 3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상장 전 투자 유치로 상장을 통해 1년 만에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펫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도 앞다퉈 관련 시장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반려동물 전용 택시 펫미업을 인수했다. GS리테일 역시 반려동물 용품 전문 쇼핑몰인 펫츠비 지분을 확대했다.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 등이 펫보험 상품을 팔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강도원·강민제 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