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매그나칩 매각, 중국에 넘긴 LCD 전철 밟을 건가


매그나칩반도체의 미국 본사인 매그나칩반도체코퍼레이션이 중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미 본사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9일 밝혔다. 매그나칩의 모태는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떨어져 나온 시스템반도체사업부다. 주력 제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다. 매그나칩은 OLED 패널이 들어가는 TV와 스마트폰의 핵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중국 손아귀에 들어가면 OLED 산업의 주도권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



OLED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은 압도적이다.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용 중소형 패널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세계 1등을 달리다가 주도권을 순식간에 중국에 넘겨준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하이닉스는 2002년 LCD사업부로 있던 하이디스를 중국 BOE에 매각했다. 수준이 형편없던 BOE는 하이디스의 기술을 빨아들인 뒤 2008년 대만 기업에 이를 매각했고, 결국 LCD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됐다. 쌍용자동차의 사례도 유사하다. 중국 상하이차는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다가 5년 뒤 손을 뗐을 때 쌍용차의 디젤차 기술만 빼갔다는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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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는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는 핵심 산업이다. 이런 분야의 기술이 외국에 넘어가면 국가 경쟁력에 치명타가 된다. 매그나칩 매각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매그나칩의 매각 계약은 체결됐지만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매그나칩의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지를 심사 받아 매각 허용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는 우리 국민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기술이 외국에 넘어가는 것을 넋 놓고 바라봐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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