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빌 황 치명타' 맞은 CS, 손실 40억弗 달할 수도

■‘아케고스 사태’ 여진 지속

WSJ "대응 늦어 손실 규모 커"

미쓰비시도 "3억弗 손해봤다"

은행권 추정 손실 100억弗로

크레디트 스위스 본사./EPA연합뉴스크레디트 스위스 본사./EPA연합뉴스




스위스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국계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의 가족회사인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와의 거래로 3조 원 넘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MUFG)도 3억 달러를 날릴 위기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를 흔들고 있는 ‘아케고스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렌베르크은행은 아케고스캐피털 사태로 인한 CS의 손실을 32억 달러(3조 6,240억 원)로 분석했다. CS는 아케고스와의 거래로 1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만 밝혔는데 구체적인 손실 규모가 나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손실 규모가 4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CS의 손실 규모가 노무라홀딩스(20억 달러)의 최대 2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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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도 아케고스와 거래했지만 유독 CS의 피해가 커진 것은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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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케고스는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증거금이 부족해질 정도로 손실이 발생하자 거래 은행에 부족한 증거금을 추가 납부하는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해 손실을 최소화했고 모건스탠리도 담보였던 비아콤CBS 주식 4,500만 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WSJ는 “CS는 일부 미국 경쟁자들보다 출구전략이 늦었다”고 분석했다.

MUFG도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MUFG는 미국 고객과의 거래 과정에서 3억 달러의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해당 거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MUFG가 미국 고객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거래가 아케고스와 관련돼 있다고 전했다.

전체 예상 손실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JP모건은 아케고스와의 거래에 따른 은행들의 전체 손실액이 최소 50억에서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애초 손실액 추정치가 25억~50억 달러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손실액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배런스는 피해가 크지 않은 은행도 있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로 은행의 주요 업무인 중개 업무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미국 민주당 소속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규제 당국은 금융 시스템의 위험을 막을 때 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헤지펀드 붕괴로 경제가 침체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투명성과 강력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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