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리더가 챙겨야 할 건 일·실적 아닌 사람과 신뢰"

박필호 KIRD 석좌교수

"천문硏 원장 땐 1시간내 회의

끝난 후엔 반드시 실행 점검해

직원들 모두 소양교육 시켰더니

고객만족도 꼴찌서 2위로 껑충"

박필호 석좌교수. /KIRD 유튜브 캡처박필호 석좌교수. /KIRD 유튜브 캡처




박필호 전 한국천문연구원장 “혁신은 조직원 신뢰·에너지로 결실맺죠”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혁신은 연구자를 포함한 조직원의 신뢰를 얻을 때 가능합니다. 조직원을 위한 근무환경·교육에 집중해 그들의 에너지가 모아질 때 변화가 시작됩니다”

박필호(사진) 전 한국천문연구원장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유튜브채널 ‘연구자TV’에 출연해 “직원들의 자발적 혁신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곧 리더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연세대에서 천문우주학 석·박사를 취득하고 우리나라 위성항법시스템(GNSS) 연구분야를 개척한 토종 과학자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천문연구원(KASI)에서 연구부장부터 원장까지 30여년동안 근무했으며 현재 KIRD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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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부터 3년간 천문연구원장을 지낸 그는 앞서 2005년 부원장을 맡은 후부터 천문연 구원 혁신에 직접 발벗고 나섰다. 혁신위원회를 이끌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열정 있는 인재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박 전 원장은 “논어에 나오는 ‘여러 일에 두루 통할 수 있는 자가 군자(군자 불기·君子 不器)’라는 말처럼 내 자신부터 과학자에서 리더로 역할을 바꾸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의시간은 1시간내, 실행여부 점검은 철칙으로 정했다. 그는 “회의의 끝은 행(行)인데, 보통은 논의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며 “당시 낡았던 화장실을 고치는 등 근무환경 개선을 실행에 옮기자 직원들의 마음도 움직였다”고 말했다.

당시 박 전 원장이 내건 슬로건이 ‘BIGS-KASI’다. 블랙홀처럼 많은 사람을 모으고 혁신적이며 세계적이고 한국과학을 이끌자는 내용의 첫글자를 딴 슬로건인데, 혁신을 통해 ‘예산·성과를 2배로 늘려보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는 “천문연은 정부의 사업공고 후에야 준비하는 탓에 받아오는 예산도 턱없이 부족했다”며 “전자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업무효율성 제고에 힘썼다”고 말했다.

변화의 또 다른 원동력은 교육이다. 박 전 원장은 국내 최초 천문대인 소백산천문대 직원들까지 불러 소양교육과정에 참가토록 했다. 그는 “당시 과학자도 인문·사회과학 교육에 참여시켰다”며 “정부조사 고객만족도에서 꼴찌에서 두번째를 기록했던 천문연은 2년후 2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공자가 무엇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겼다며 리더가 챙겨야 할 대상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것이며 실적이 아니라 신뢰를 쌓는 것”라고 말했다. 원장 취임당시 전직원과 일대일 식사자리 마련을 공약한 그는 3년 임기동안 직원 220여명을 만났다. 그는 “쉽지 않은 약속이었고 모든 직원과 식사할 수는 없었지만,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 신뢰를 쌓고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이 부원장때부터 일군 혁신은 8년동안 천문연구원 예산 3.3배, 인력 1.7배, 연구성과의 하나인 SCI논문 1.7배 증가라는 성과로 되돌아왔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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