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태에 빗대며 사퇴를 압박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동작구 현장 유세에서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시장이 이렇게 거짓말 시비에 걸려서는 시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 후보는 “이 전 대통령도 BBK에 대해 얼렁뚱땅 거짓말을 하다가 선거 며칠 전 증거물 동영상이 나왔다”며 “그 당시에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하고 깔고 뭉개고 있다가 13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의 내곡동을 이 전 대통령의 ‘다스’에 비교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세훈에게 대답할 때까지 묻는다. 측량 현장에 갔습니까 안갔습니까”라고 추궁했다.
박 후보 캠프의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진행된 TV 토론을 언급하며 “오 후보는 어제도 거짓말 돌림노래를 부르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이어 “뭐든 처음이 어렵다. 이번은 두 번째이니 용기 내 능숙하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를 겨냥해 “나쁘게 바뀌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날 TV 토론에서 ‘거짓말’ 공세에 몰린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수사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했다. 우 의원은 “토론을 하다가 본인에 대한 검증이 계속되니 상대방을 향해 수사 의뢰하겠다는 식으로 겁박하는 것을 보며 저것은 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오 후보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셀프 보상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측량을 도운 현지인이 오 후보를 만난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는데 정직하지 못한 태도로 방어에 급급하다”며 “불공정한 방법으로 1% 특권층이 된 분들”이라고 비난했다. 추 전 장관은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가 절체절명의 시대 과제인 이 시기에 과연 그들이 공직을 맡아 공정과 정의의 공익적·도덕적 가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철학이나 사고를 가진 분들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