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 이상 늘며 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내수와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부진하지만 한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이 순항하며 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3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49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었다. 무역수지는 41억7,000만 달러로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16.6%)은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하루 평균 수출(16.6%)도 3년 만에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액(538억3,000만달러)은 역대 월 수출액 중 3위이자 역대 3월 수출액 1위에 해당한다.
역대 월 기준 수출액 1위는 반도체 호황이 한창이던 2017년 9월(551억2,000만 달러)인데 지난달 수출과 격차는13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2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막바지였던 2018년 10월(548억6,000만 달러)이다.
또 3월 기준 수출액 1위는 반도체 호황 기간인 2018년(513억1,000만 달러)이었지만 이번에 경신했다.
일반기계와 석유제품, 섬유 등 중간재 품목들의 수출이 크게 늘며 수출 상승을 주도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한국산(産) 중간재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회복으로 2년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석유화학은 역대 최고 월 수출 실적인 4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정유 업계는 올 연말께 예년 수준의 정제마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며, 플라스틱 수요 확대로 석유화학의 호황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계·섬유는 3개월 만에 증가했으며 철강은 29개월 만에 두 자리 증가(12.8%)를 기록했다. 수출 2위 품목인 일반기계의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두번째인 4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증가해 2년 4개월만에 최고치인 9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의 경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자동차 수출액도 3개월 연속 증가해 4년 3개월만에 최고치인 4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26% 증가한 것을 비롯해 미국(9.2%), EU(36.6%), 아시아(10.8%) 등 4대 시장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세종=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