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말레이시아 경찰에 '감사편지' 받은 검찰...대규모 마약조직 검거

검찰이 수사한 내용 말레이에 전달

13명 검거, 52억상당 마약 압수

말레이 현지 언론도 '대서특필'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검찰과 말레이시아 경찰이 공조 수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국제마약조직원 13명을 체포하고 54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말레이시아 주요 언론에서 보도가 이어졌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우리나라 검찰에 감사 서한도 전달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신성식 부장)는 세관과 합동해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말레이시아에서 온 대규모 필로폰을 적발했다. 검찰은 국내에서 마약을 전달받으려 했던 모집책을 수사했고, 수사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발송책에 대한 정보와 밀수 수법 등을 파악해 현지 경찰에 전달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검찰의 정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6일부터 사흘에 걸쳐 쿠알라룸푸르공항 인근에서 뉴질랜드·인도네시아 조직과 연계된 국제마약조직원 13명을 체포했다. 그들이 있었던 필로폰 제조공장도 적발해 필로폰 12.2kg과 케타민 64kg 등을 압수했다. 압수물은 국내 도매가를 적용하면 54억2,000만원 상당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대검 측에 수사 결과와 함께 감사 서한을 전달했다. 이 사건은 현지 주요 언론인 ‘더 스타(The Star)’, ‘더 썬 데일리(The Sun Daily)’ 등에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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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이 필로폰 공장에서 압수한 마약. /사진제공=대검찰청말레이시아 경찰이 필로폰 공장에서 압수한 마약. /사진제공=대검찰청


필로폰 제조시설. /사진제공=대검찰청필로폰 제조시설. /사진제공=대검찰청


특히 검거된 조직원 중 1명은 우리나라에서도 뿌리내리려 했던 범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조직원은 인천지검에서 지난 1월 적발한 필로폰 8.2kg, 청주지검에서 지난 2월 적발한 필로폰 7.6kg의 발송책이었던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기 검거되지 않았을 경우 국내에 이 조직이 뿌리내려 추가범행을 할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와 말레이시아에서 동시 수사를 진행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경험이 없었어도 이처럼 마약 조직원들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이 축적해온 국제공조 체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동남아 국가들과 유엔범죄마약국 등을 지난 30년 동안 국내로 초청해 세미나를 여는 등 협력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관계를 유지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로 세미나는 32회째를 맞는 것이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2019년 11월부터 태국 등에 우리 검찰 수사관이 파견 가 국내외 합동수사를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맞교환 성격으로 태국 수사관도 국내로 파견돼 공조수사를 할 예정이다. 라오스에도 우리 수사관이 파견을 앞두고 있다. 태국과 라오스는 동남아 주요 마약 유입국이다. 검찰은 또 지난달에는 미국 마약청(DEA)와 업무협의 회의를 열었고 이달 중에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마약청과도 회의를 갖기로 했다.

한편 검찰이 이처럼 국제 공조수사에 꾸준히 신경쓰는 것은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이 시기에 따라 주요 유입국이 바뀌어 관리망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필로폰 밀수입의 경우 2016년까지는 중국발(發)이 대부분이었고, 2017년~2018년은 대만발, 2018년~2019년 말레이시아발, 지난해 미국과 태국발이 위주였다. 올해부터는 미국과 태국에 더해 말레이시아도 다시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연초에만 국제특송화물을 이용한 말레이시아발 필로폰의 국내반입이 16.4kg에 달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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