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소송전 등 한동안 부침을 겪던 2차 전지주가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거래량이 다시 늘고 있다. 2차 전지주들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됨과 동시에 현재 주가가 저점이라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매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전거래일인 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1.1%(9,000원) 오른 82만8,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달 23일 저점(77만5,000원)을 기록한 뒤 6%가 오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 역시 24만1,500원에 거래를 끝내며 14일 만에 다시 24만원 선을 회복했다. 삼성SDI(006400)는 0.15%(1,000원) 오른 66만8,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2차 전지주들은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한 달 간 개인투자자가 5,87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SK이노베이션은 4,942억원, 삼성SDI는 4,251억원어치를 샀다.
최근 들어 2차 전지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은 ITC 판결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으로 장기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CT가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특허권 침해 소송 건에 대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LG에너지솔루션의 승소로 끝난 것과는 달리 특허침해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의 승리에 힘이 실린 것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기차 공급 혹대 지원안을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며 2차 전지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또한 증권가에서 내놓은 2차 전지 종목에 대해 역대 최대치의 실적 전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을 1조221억원으로 예상하며 역대 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삼성SDI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5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 역대 최고치를 기대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3,45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 발표 리스크는 이미 2차 전지주에 반영이 됐다”며 “그동안 축적됐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