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결정과 관련해 시간을 더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수순을 밟고 있는 와중이라 극적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CEO(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HAAH로부터 인수 관련한 최종답변이) 안 왔지만, 그냥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사전회생계획(P플랜)은 HAAH의 투자 결정 지연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이 회생 개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이주, 늦어도 다음주 중 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 위원장은 “시간을 끌순 없는 거니까 투자하는 쪽에 의견을 달라고 해야할 것 같고, 의견이 안오면 더이상 (투자 의향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HAAH로부터 이른 시일 내 답변이 없을 경우 회생절차 개시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은 위원장은 쌍용차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그는 "(과거) 법정관리란 표현이 파산 내지 청산이란 개념이었다면, 회생절차는 법원이 여러 이해당사자를 모아 이 기업을 회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는 것"이라며 “회생절차에 들어간다고 다 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재기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해를 하고 법원도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회생 과정에서 정부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할 수 있다면 (쌍용차) 노사와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를 해서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생각돼 거기에서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며 "정부가 지혜를 모으는 과정에 역할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가 회생절차를 통해 부채를 줄일 경우 새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전기버스 업체인 에디슨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인수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