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인 텐센트(중국명 텅쉰)의 최대주주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로수스가 이 회사의 지분 일부를 정리하겠다고 나섰다. 중국 당국이 최근 텐센트를 포함한 자국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차원에서 주식 매각이 이뤄져 주목된다.
8일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남아공의 프로수스가 텐센트의 지분을 30.9%에서 28.9%로 2%포인트 줄이겠다는 계획을 전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현금 확보를 통해 벤처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프로수스의 텐센트 지분 평가액은 약 2,4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의 지분을 해외, 그것도 남아공 업체가 갖고 있다는 것도 의아한 사실이다. 신생업체였던 텐센트가 설립 이후 어려움을 겪을 때인 2001년 남아공의 미디어그룹인 나스퍼스는 3,4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분의 3분의 1을 인수하는 조건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당시로서는 업계가 깜짝 놀란 투자였다. 현재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7,700억달러에 달한다.
프로수스는 나스퍼스의 자회사다. 프로수스가 텐센트의 지분을 대규모로 매각한 것은 지난 2018년 3월 지분 33.2%에서 31.2%로 줄인 이후 처음이다. 당시 프로수스는 텐센트 주식을 적어도 3년 안에는 더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제 3년이 지난 것이다.
텐센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최고 수혜자로 평가된다. 팬데믹 기간에 게임 매출이 증가하고 또 중국 정부가 방역 과정에서 이 회사의 ‘위챗’을 사실상 필수 도구로 사용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월에는 한때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국의 인턴넷 기업 규제가 알리바바에 이어 텐센트까지 확대되면서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과 달리 텐센트 회장인 마화텅은 정부의 규제에 순응하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로수스가 텐센트의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프로수스는 이번에 텐센트이 지분을 줄이면서 다시 “향후 3년안에 추가 매각을 없을 것”을 다시 약속했다고 알려졌다.
이의 여파로 7일 홍콩시장에서 텐센트 주가는 3.75% 급락했으며 8일에도 1% 내외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