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내 행동이 가상 공간에 그대로… SF영화 뺨치죠"

'혼합 현실 체험 플랫폼' 개발한 권오흥 생기원 박사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특수 장비 등 갖추고 움직이면

가상 공간에서 똑같이 구현해

크기 줄이고 제작비용 낮추면

2~3년내 상용화할 수 있을 것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권오흥 박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권오흥 박사





“공상과학(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등장하는 3차원 가상 세계 ‘오아시스’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도록 하는 ‘혼합 현실 체험 플랫폼’이 인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체험 플랫폼의 크기를 줄이고 제작 비용도 낮춰 2~3년 내에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겁니다.”

SF영화처럼 가상공간에서도 현실 속 움직임 그대로 행동하면서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 현실 체험 플랫폼’을 개발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휴먼융합연구부문의 권오흥 박사가 8일 “이번 성과는 생기원 대표 기술인 ‘키 테크’ 성과 중 하나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메타버스’의 태동을 알리는 기술”이라고 밝혔다.



권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개인의 혼합 현실 체험을 위해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된 고도의 통합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존 가상현실(VR) 기기는 놀이기구 타듯 수동적인 체험만 가능해서 ‘멀미’가 심했던 반면 이 플랫폼은 체험자가 가상 환경 내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멀미 극복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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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향후 실감 콘텐츠만 확보되면 각종 훈련 또는 재활 치료 목적의 시뮬레이터로도 이용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게임 디바이스 또는 영상 촬영용 확장현실(XR) 스튜디오 등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박사는 “이번 ‘혼합 현실 체험 플랫폼’의 경우 고글과 헤드셋·글러브 등으로 구성된 ‘햅틱 슈트’를 착용하고 가상현실로 들어가 자유로운 탐험에 나설 수 있게 된다”며 “체험자는 가로 5m, 세로 5m 크기의 세트장 안에서 공압(空壓)을 이용해 압력과 진동을 상체에 전달해주는 ‘햅틱 슈트’를 입고 몸을 와이어 장비에 연결한 다음 가상현실 속으로 접속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권 박사는 “실제 컵을 들어 가상에서 물을 마신 후 컵을 깨뜨리거나 게임 속 동물을 쓰다듬는 등 체험자가 원하는 대로 현실과 가상 간 몇 가지 물리적 상호작용을 수행할 수 있다”며 “이때의 촉감과 역감(力感)이 햅틱 글러브를 통해 다시 손에 전달돼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은 손뿐 아니라 두 발로 걷는 것 역시 구현했다. 넓은 벨트로 된 바닥을 모터로 회전시키고 그 위를 걷거나 뛰도록 만든 운동 장치인 트레드밀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가상의 긴 외나무다리를 통과할 수 있고 코스를 다 걷고 난 후에는 원위치로 복귀하게 된다.

권 박사는 “연구팀이 개발한 체험 플랫폼은 크게 터치 센서, 햅틱 슈트, 트레드밀, 와이어와 관련된 네 가지 핵심 요소 기술들로 구성돼 있다”며 “각각의 기술들은 6년 동안 이룬 생기원의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성과이며 연구팀은 이를 최종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체험형 시뮬레이터를 완성해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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