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가족이 자택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연합뉴스노태우(89) 전 대통령이 호흡곤란으로 구급대가 출동했다는 소식에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아버지에게서 인내심을 배웠다며 부친의 건강을 기원했다.
노 관장은 10일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밝히며 “한 마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이)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한다”면서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된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 곁을 지켜온 어머니를 ‘견우와 직녀’로 비유하며 위대한 사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관장은 “어머니가 곁을 쭉 지키셨다.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 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 어느 소설에서도 이토록 서로를 사랑한 부부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분은 침대에 누워 말 없이, 다른 한 분은 겨우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매일 아침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듯 서로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두 분을 보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일까 싶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 노 전 대통령에게 '인내심'이라는 교훈을 줬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노 관장은 “어제 또 한 고비를 넘겼다. 아버지·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며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는 아버지의 좌우명을 언급하며 그 것이 정말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경호팀은 지난 9일 오후 6시 38분께 노 전 대통령이 호흡곤란을 겪고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서울 서대문소방서 응급구조팀은 신고를 받고 연희동 자택으로 출동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상태가 호전돼 별도의 응급조치 없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