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만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 신입생이 11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증시의 시총은 83조원 넘게 증가해 2,411조원에 달했고, 이 중 네이버의 시총 증가분이 13조원에 달했다.
기업정보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는 12일 내놓은 ‘2021년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주식 종목 중 우선주를 제외한 2,385곳이고, 연초(1월 4일)와 3월 말(31일)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현황을 비교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400여 곳의 올 초 시가총액은 2,327조 3,517억 원에서 3월 말 2,411조 2,178억 원으로 83조 6,661억 원(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주식종목 중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1,431곳으로 조사 대상의 60%에 달했다.
시총 1조를 넘는 ‘1조 클럽’ 기업 수도 연초 231곳에서 3월 말 242곳으로 세달 새 11곳이 늘었다. 1분기에 시총 덩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네이버였다. 올 초 48조 1,291억 원이던 네이버의 시총은 3월 말에는 61조 9,272억 원으로 1분기에만 13조 7,981억 원 넘게 상승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 1월 4일 29만 3,000원에서 지난달 31일에는 37만 7,000원으로 올랐다.
이밖에 카카오(9조 1,749억 원 증가)와 기아(7조 6,613억 원 증가), KB금융(5조 7,173억 원 증가) 등도 3개월 새 시총이 5조 원 넘게 외형이 커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연초 495조 4,919억 원이던 시총이 3월 말에는 485조 9,402억 원으로 9조 5,516억 원 줄었다. LG화학(5조 9,297억 원 감소)과 삼성바이오로직스(5조 3593억 원 감소), SK바이오팜(4조 331억 원 감소), 삼성물산(3조 6442억 원 감소), 셀트리온(3조 952억 원 감소)등도 1분기에만 시총이 3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중 시총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게임업체 ‘데브시스터즈’였다. 데브시스터즈의 올 1분기 시총 증가율은 무려 673%에 달했다. 1,669억 원이던 시총이 3개월 새 1조 2,908억 원으로 불었다.
효성티앤씨도 시총이 9,217억 원에서 2조 4,797억 원으로 169% 증가했고 효성첨단소재는 6,764억 원에서 1조 7,046억 원으로 152% 늘었다. 이밖에 나노스(106.9%)와 HMM(82.5%), 메리츠금융지주(77.7%), 금호석유(75.5%), 오스템임플란트(68.3%), 포스코케미칼(66.8%), 현대건설기계(63.8%) 등도 올 초 대비 3월 말 시총 증가율이 60%를 넘었다.
1분기에 시총 100대 클럽에 속한 기업 중 시총 순위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건설기계 장비 업체 ‘두산밥캣’이었다. 두산밥캣의 올 초 시총은 2조 9,473억 원에서 3월 말 4조 2204억 원으로 3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총 103위에서 3월 말 70위로 33계단 오르며 시총 상위 100위 기업에 등극했다. 이와 달리 ‘에이치엘비’는 1월 초만 해도 시총 59위를 유지하다 3월 말에는 150위로 91계단이나 밀려나며 시총 상위 100위에서 멀어졌다.
시총 상위 10위 기업의 판세도 요동쳤다. 10곳 중 삼성전자(1위), SK하이닉스(2위), 삼성SDI(7위)는 순위를 지켰으나 현대모비스는 올 초 시총 순위 10위에서 3월 말에는 12위로 시총 상위 10위 기업에서 빠졌고, LG화학(3위→4위)과 삼성바이오로직스(4위→5위), 셀트리온(6위→9위)도 시총 순위가 내려앉았다. 반면 기아는 올 초 12위에서 3월 말 10위로 시총 상위 10위 신입생이 됐다. 현대차는 8위에서 6위, 카카오는 9위에서 8위로 순위가 올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올 1분기 주식시장은 화학과 건설, 해운·항공 등의 운송, 게임 관련 업체들의 시총이 크게 약진한 반면 바이오와 배터리 종목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