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은행들 “골치아픈 사모펀드 대신 생명보험 상품 팔았다"

불신 커진 사모펀드 대안 부상

작년 방카슈랑스 실적 43%↑





옵티머스·라임 등 사모펀드 부실 판매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은행들의 생명보험 판매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이 사모펀드를 불신하는 데다 은행들도 금융 당국의 징계까지 부른 사모펀드 대신 생명보험 판매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일반계정(변액보험, 퇴직연금 제외) 초회보험료 수입 중 은행을 통한 판매, 즉 방카슈랑스 채널의 실적은 6조 1,947억 원으로 1년 만에 42.6% 급증했다. NH농협생명을 제외하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율은 51.6%로 더 높다. NH농협생명은 은행 창구에서 팔린 보험 상품의 특정 회사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인 이른바 ‘방카 25% 룰’의 예외를 적용받는 데 따라 농협 창구에서 무제한으로 판매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수입은 1년 전보다 131.9% 급증한 2조 5,192억 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과 라이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율도 각각 179.1%와 123.4%를 기록했다. 기존에 방카슈랑스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던 KDB생명과 KB생명도 은행을 통한 판매를 늘리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수입이 각각 52배와 10배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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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로 팔리는 저축성 보험은 보험료를 가입할 때 일시에 납입하는 형태가 많기 때문에 초회보험료 수입 중 방카슈랑스의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생보사가 적지 않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초회보험료 수입 중 방카슈랑스는 82.0%에 달했다. 한화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이 비율이 각각 69.6%와 79.9%로 집계됐다.

이는 ‘옵티머스 사태’와 ‘라임 사태’로 은행이 사모펀드 판매를 기피하는 대신 보험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 업계의 설명이다. 생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와 금융 당국의 불신과 우려가 커진 사모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저축성 보험으로 은행이 눈을 돌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손해보험 업계는 방카슈랑스로 생보 업계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방카슈랑스 보험료 수입, 즉 원수보험료(퇴직연금 특별계정 포함)는 5조 7,25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 늘었다. 방카 25% 룰 예외를 적용받는 NH농협손해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는 2조 9,168억 원에서 2조 5,855억 원으로 되레 11.4% 줄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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