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비트코인(BTC)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며 BTC 투자계 ‘큰손’으로 떠오른 미국 IT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이사회 급여를 BTC로 지급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12일(현지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이제 이사회가 현금 대신 BTC를 급여로 받도록 보수 규정을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급여는 명목상 미국 달러로 표기되고 지급 시점에 BTC로 전환돼 임원이 보유한 디지털 지갑에 입금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BTC를 매입하기 시작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대표적인 BTC 투자 성공 사례다. 당시 5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했던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이 중 80% 이상을 BTC에 투자했다. 코로나19 경제 대책으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현금의 실질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BTC 가격이 폭등하면서 보유한 BTC 가치가 뛰자 기업 가치도 덩달아 수직 상승했다. BTC 투자 이전 주당 100 달러 미만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 2월 역대 최고가인 1,315 달러까지 10배 넘게 치솟았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BTC 추가 매수를 이어가 현재 50억 달러 이상의 BTC를 보유 중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성공을 지켜본 다른 기업들도 속속 BTC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잭 도시(Jack Dorsey)가 이끄는 모바일 결제 기업 스퀘어(Square)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BTC 투자를 시작해 현재 전 세계 핀테크 기업 중 가장 많은 BTC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8일(현지시간)에는 테슬라가 BTC 15억 달러어치를 매입한다고 발표하면서 BTC 가격과 테슬라 주가가 함께 크게 뛴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투자는 아직까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이제부터 BTC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우 woo@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