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SDI '제2 테슬라' 리비안에 배터리 공급

전기 픽업트럭·SUV에 장착

美본토에 셀공장 건설도 추진

전기차 배터리시장 공격 행보





삼성SDI(006400)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는 최근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에 약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 이어 미국 현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LG·SK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삼성SDI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는 리비안이 연내 출시하는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 같은 사실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인 R J 스캐린지가 직접 배터리 공급 사실을 알리면서 공개됐다. 그는 “삼성SDI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리비안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직경 21㎜, 높이 70㎜짜리 ‘21700’ 원통형 배터리다. 삼성SDI는 천안과 중국 톈진, 말레이시아 세렘방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가 셀 형태로 리비안 측에 공급하면 리비안이 직접 팩과 모듈 형태로 조립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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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엔지니어 스캐린지 CEO가 지난 2009년 창업했다. 아마존·포드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제2의 테슬라’ ‘테슬라 키즈’ 등으로 불린다. 2018년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R1T와 R1S를 선보였고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출시가 미뤄졌다. 삼성SDI는 이미 수년 전부터 리비안과 배터리 공급을 위한 협력 관계를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삼성SDI는 미국 본토에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현재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에 전기차 배터리 셀(각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시간주(州)에도 배터리 공장이 있지만 셀이 아닌 팩·모듈 조립 공장이다. 주요 거점에서 생산한 셀을 들여와 미국에서 팩과 모듈로 조립하는 형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내에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삼성SDI는 셀까지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을 포함해 주요 생산 거점에 투자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1조 원가량을 투자해 유럽 지역에 생산 라인을 늘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삼성SDI는 현대차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차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표준 규격을 개발하는 데 삼성SDI와 손을 잡은 것이다. 아직 삼성SDI가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한 적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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