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관측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한 카드로 핵과 미사일을 활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15일)을 맞아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4일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공개한 ‘미 정보 당국의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는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담겼다. 미국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지속해서 핵무기에 전념하고 있고 탄도미사일 연구개발(R&D)에 활발히 관여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검토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이버 테러 능력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 능력은 미국 인프라 네트워크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미 정보 당국 수장들은 14~15일 상하원 청문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태양절을 맞아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태양절을 하루 앞둔 4월 14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7년에도 태양절을 전후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올해 태양절에도 무력 도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만큼 대미 압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3,000톤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을 개보수 중인 정황 등이 무력 도발 징후로 평가받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