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조국 블랙홀'에 강성 당원 눈치보기…쇄신 사라진 與

초선 5인방 '문자폭탄'에…홍영표 "당심도 민심"

강병원 "태극기부대 선동적, 우리 당원은 논리적"

'그나물에 그밥' '도로 친문당' 우려 목소리 높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박완주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박완주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 참패 결과를 받아든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강성 당원 눈치보기 등으로 쇄신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재보선 참패 요인 분석부터 조국 사태, 당심과 민심 간 괴리 등을 놓고 당내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인적 쇄신의 계기가 돼야 할 원내대표·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도로 친문당"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15일 "조국 전 장관의 사모펀드 투자, 입시 비리 의혹은 범죄 여부를 떠나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었던 내용 아닌가"라며 "재보선 참패는 조국 사태를 비롯해 여러 가지가 쌓여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 대한 공개 반성은 지난 9일 초선 5인방의 입장문 이후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재선 의원 입장문이나 3선 의원 모임에서도 조국 사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박완주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오른쪽)과 박완주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히려 초선 5인방에 포함됐던 장경태 의원은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을 받고 사실상 사과문을 썼다. 장 의원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조국 전 장관께서 고초를 겪으실 때 그 짐을 저희가 떠안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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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지지층의 등쌀에 자유로운 의견 개진마저 힘들어지자, 조응천 의원은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라"고 비대위에 촉구하기도 했다. 다른 중진도 "일부 당원의 지나친 행위가 의원들로 하여금 자기검열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대위는 아직 당원들에 대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비공개 모임에서 주최자인 고영인 의원(왼쪽네번째)과 신현영 비대위원(오른쪽두번째) 등 초선 의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비공개 모임에서 주최자인 고영인 의원(왼쪽네번째)과 신현영 비대위원(오른쪽두번째) 등 초선 의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도 당심을 의식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친문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문자폭탄과 관련해 "저는 그것을 민심의 소리로 듣는다"며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도 "민주당이 자기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해지도록 하겠다"면서도 "태극기부대는 선동적인데, 우리 당원들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차기 지도부 선거도 친문 강성 당원들의 표심이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당이 환골탈태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 선출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 당원 5%의 비중으로 이뤄진다. 한 의원은 "기존에 주요 직책을 맡아 당을 주도했던 사람이 또 전면에 선다면 쇄신으로 인정받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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