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보강하기 위한 추가 접종인 ‘부스터 샷’ 계획을 검토하면서 국내 백신 수급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백신 확보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스터 샷 자체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6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1, 2차 접종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접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전문가들과 논의를 하겠다"고 답했다. 배 반장은 이어 "국내에서도 접종자 가운데 표본을 뽑아서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즉 '항체 지속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최장 2년까지 코로나19에 대항하는 항체가 형성되는지에 대한 부분을 조사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오면 외국 사례와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의사 결정이 변경될 필요가 있으면 전문가위원회 등을 통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오전 브리핑에서 "발표되는 데이터와 세계 동향을 보면서 결정할 문제"라며 "지금 이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백신 정책을 이끄는 데이비드 케슬러 코로나19 대응 수석과학담당자는 전날(현지시간) 미 의회에 출석해 "백신의 추가 도스(1회 접종분) 가능성과 관련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역시 같은 날 백신을 맞은 사람이 1년 안에 세 번째 접종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더라도 1년 내로 3차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만일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부스터 샷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게 될 경우 국내 백신 수급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차 접종까지 해야 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만일 그렇다고 하면 국내 수급은 당연히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백신을) 먼저 받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상황이 불리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필요한 시점에 백신 물량이 없을 수 있다. 적극적인 확보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한 물량에 대한 계약과 함께 부스터 샷에 대한 추가적인 계약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배 반장은 이에 대해 "백신 도입과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범정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조속히 백신을 도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