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인베스트먼트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400억 원을 또 투자했다.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있는 두나무가 한국판 코인베이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투자로 보인다. 두나무의 기업 가치를 이번에는 6조 7,000억 원으로 평가했는데 지난 2월(1조 5,000억 원)에 비해 4배 이상 높아졌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가 최근 400억 원을 들여 카카오벤처스가 보유 중인 두나무 주식 20만 주를 취득했다. 2월 100억 원 투자 이후 두 달여 만의 추가 투자로 DSC인베스트먼트의 두나무 지분율은 1.2%로 늘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면서 업비트의 일 거래 금액이 4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암호화폐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덩달아 기업 가치가 올랐다. DSC인베스트먼트가 이번 투자를 위해 평가한 두나무의 기업 가치는 약 6조 7,000억 원. 2월 약 1조 5,000억 원에 비해 투자 단가가 크게 뛰었다.
기업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코인베이스가 지난해 약 4,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두나무가 올해 1분기에만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최근 나스닥에 오른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일 종가 기준 858억 달러(약 96조 원)에 달했다. 여기에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현재 기준 기업 가치가 20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 가치가 다시 한 번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두나무의 폭발적 성장에는 카카오와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역할도 컸다. 창업 초기부터 투자한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 7.7%의 지분을 들고 있으며 케이큐브1호 벤처투자조합, 카카오청년창업펀드 등 연결 법인을 통해서도 각각 11.1%, 2.5%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전히 20%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56억 원을 투자한 우리기술투자도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7.6%로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두나무 지분도 6.6%에 이른다. 최근에는 DSC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미래에셋벤처투자와 TS인베스트먼트 등도 기존 투자자 지분을 일부 매입하며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가격 추이, 나스닥 상장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면서도 “초기에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최소 수십 배, 많으면 수백 배 투자 차익을 챙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