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250+1’ 베토벤 열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SSF ‘환희의 송가’ 주제 16회 축제

그간 선보이지 않은 듀엣 구성 눈길

피아노2대, 클라리넷·바순 조합 등

경기필-신예 연주자 ‘Five For Five’

베토벤 5개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2020년은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였다. 많은 음악 단체가 이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계획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속에 그 일정이 연기되거나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특별한 ‘250+1’의 무대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지난해 코로나 19로 5월 아닌 10월로 연기해 진행한 제15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윤보선 고택 살롱 콘서트/사진=SSF지난해 코로나 19로 5월 아닌 10월로 연기해 진행한 제15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윤보선 고택 살롱 콘서트/사진=SSF





국내 대표 실내악 페스티벌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주제로 내달 13~23일 서울 일대에서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기획됐으나 코로나 19로 연주자들의 내한이 불발되면서 올해 선보이게 됐다. 이번 축제에서는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다른 영역의 (베토벤) 작품을 선보이며 지난해 기념 공연들과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강동석 SSF 예술감독은 최근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과거 축제에서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전곡(2009년)과 피아노 삼중주 전곡(2018년)을 연주했는데, 올해는 그동안 안 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선보이려 한다”며 “실내악 축제에서는 들을 기회가 없었던 듀오 편성을 적극적으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베토벤의 시대, 그때 그 사람들’이란 소주제로 열리는 13일 개막 공연에서는 베토벤이 작곡하고 리스트가 편곡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연주된다. 이와 함께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이중주 ‘안경’과 클라리넷과 바순을 위한 이중주 등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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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F의 또 다른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연주자의 교류’는 올해도 이어진다. 축제 초기부터 함께 한 김상진·김영호·박상민·박재홍·조영창·최은식 등 중견 연주자를 비롯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규희·문지영·문태국·이정란·이진상·이화윤·조진주·한수진 등 총 52명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오른다. 강 감독은 “여러 세대의 음악가들이 모여 차이를 넘어 함께 음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연주자들일수록 실내악을 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런 무대를 통해 경험 많은 선배 음악가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SF는 오는 13일 세종체임버홀에서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윤보선 고택 야외 무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11일간 11회의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강 독은 “아무 생각 없이 받았던 혜택(관객과의 만남)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깨달은 1년이었다”며 “올해의 주제 ‘환희의 송가’를 통해 안식과 위안이 되는 음악을 선사하겠다”고 전했다.

경기필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선보일 5명의 피아니스트들과 마시모 자네티(왼쪽에서 세번째) 경기필 예술감독/사진=경기아트센터경기필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시리즈를 선보일 5명의 피아니스트들과 마시모 자네티(왼쪽에서 세번째) 경기필 예술감독/사진=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오는 이달 말부터 총 6회에 걸쳐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5개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시리즈 ‘Five For Five’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국내 클래식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연주자를 소개하는 동시에 코로나 19로 설 곳을 잃은 신예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기 위해 경기필이 기획했다. 이 무대에서 피아니스트인 선율, 정지원, 윤아인, 박재홍, 임주희는 독창적인 해석과 감성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시절 베토벤의 생기가 넘치는 피아노협주곡 1번은 선율이, 음악적 유희가 돋보이는 2번은 정지원이, 작곡가로서 자신만의 어법을 찾아낸 3번은 윤아인이 협연한다. 피아노협주곡의 새로운 장을 연 4번은 박재홍, 대장정의 끝을 장식할 베토벤 최대의 역작 5번 ‘황제’는 임주희의 연주로 관객들과 만난다. 공연 레퍼토리는 피아노 협주곡 전곡 외에도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베토벤 로망스 1, 2번, 베토벤 교향곡 7번 등 베토벤의 작품만으로 구성됐다. 연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카덴차(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 독주자의 기교 부분)다. 이들의 무대를 지휘할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 예술감독은 “연습 당시 연주자들에게 멜로디 뿐 아니라 당시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이 겪었을 내적인 갈등과 심리적 상태를 고려해보자고 제안했다”며 “공연에서 그의 내적인 소리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총 3개 프로그램으로 2회씩 6번에 걸쳐 진행된다. 24일 성남아트센터와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공연에서는 피아노 협주곡 1, 2번이, 5월1일 경기아트센터와 2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리는 두 번째 공연에서는 피아노협주곡 3, 4번과 로망스 1, 2번이 각각 연주된다. 마지막 공연은 오는 5월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5월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피아노 협주곡 5번과 교향곡 7번으로 꾸며진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송주희 기자·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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