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軍, "경항모는 인·태전략 참여시 레버리지 효과 낼 전략자산"

21일 언론 브라운백 미팅서 경항모사업 쟁점 설명

"中 서해 KADIZ 훈련시 우리 경항모로 전략대응"

경항모 추진방식은 핵추진 아닌 재래식으로 결정돼

가스터빈, 하이브리드, 전기추진방식중 택1 예정

유무인복합체계 고려 드론모함으로 운용될 수도

조기경보는 무인기개발, 헬기개량,F-35B 활용 고민

연간 순수운영비 는 500억...운용인력 440명 소요

우리 해군이 2023년까지 도입을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의 전투함대 운용상상도/사진제공=해군우리 해군이 2023년까지 도입을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의 전투함대 운용상상도/사진제공=해군




우리 군이 2033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 개발사업을 서해상 주변국 분쟁 대응은 물론이고 미국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가능성까지 고려해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들은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단과 만나 경항모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설명하는 브리운백미팅을 열었다. 군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중국이 2049년까지 10여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할 예정이고, 일본은 2만4,000t급 이즈모급 함정 2척을 수직이착륙기 탑재 가능 경항모로 개조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주변국의 항공모함전투단이 서해 공해상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훈련 등을 벌일 경우 우리 군도 그에 맞춰 경항모를 보내 ‘전략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경항모를 도입하면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 차원에서 추진하는 역내 주요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한층 더 요구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해군의 경항모사업 추진의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 국가의 핵심이익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인·태전략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 갈 수도 있고, 안 가는 게 좋겠다고 하면 안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우리 정부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이 섰을 때 갈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며 ”(경항모를 확보한다면)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차원에서 경항모는 레버리지(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자산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중국의 중형항공모함 랴오닝호 모습. 중국은 현재 2척의 중형항모를 보유중이며 2049년까지 총 10여척의 항모를 보유할 예정이다.중국의 중형항공모함 랴오닝호 모습. 중국은 현재 2척의 중형항모를 보유중이며 2049년까지 총 10여척의 항모를 보유할 예정이다.


경항모 1척만으로 충분한 운용이 어렵고, 굳이 항모를 확보하겠다면 최소 3척의 정규항모를 보유하는 게 운용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군이 고민해온 쟁점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정규항모 도입을 위한 기술이 아직 미비함을 지적하면서 일단 경항모를 도입해 차근차근 정규항모 관련 기술을 쌓겠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 군이 운용중인 독도함은 약 1만4,500t급(경하 기준)으로 상륙헬기를 14대 정도 탑재하는 반면 2033년 도입할 경항모는 약 3만t 체급에 10여대의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개발된다. 그러나 여전히 경항모는 공간과 적재량 등의 제약으로 정규항모보다 작전능력이 떨어지므로 굳이 항모전단을 갖추려면 최소한 중형항모(약 4~7만t) 수준의 정규항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중국의 경우 현재 중형항모 2척(약 6만t급 랴오닝함, 7만t급 산둥함)을 갖추고 있고 2017년부터 ‘타입003’이라는 가칭으로 8만,5000여t급의 중형항모를 추가로 건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선 10만t급 이상 원자력 추진 항모도 건조될 예정이다.

해군이 운용 중인 강습상륙함 독도함의 모습. 지휘함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항공모함에 비해 작전운용능력이 제한된다. /사진제공=국방부해군이 운용 중인 강습상륙함 독도함의 모습. 지휘함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항공모함에 비해 작전운용능력이 제한된다. /사진제공=국방부



경항모를 건조하더라도 추진체계나 탑재 기종, 무장수준 등을 주변국의 미래전력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추진체계는 핵추진방식이 아닌 재래식 체계로 결정했다”며 “다만 재래식 체계중 기존의 가스터빈방식으로 할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할지, 완전한 전기추진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래작전 환경을 고려할 때 레이저 등 에너지무기, 레일건 등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무기체계가 경항모에 적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겠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이를 고려한 전력발전능력을 기준으로 보면 하이브리드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전 전기추진방식도 전력발전능력에서 우수하지만 운용효율성, 안정성, 유지비용 등의 측면에서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점이 핸디캡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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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또한 경항모가 유무인복합체계을 고려해 개발될 것임을 밝혔다. 그런 차원에서 유인 전투기 뿐 아니라 무인항공기(드론)까지 탑재해 드론모함으로 운용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경항모에 탑재할 유인 전투기 기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리 군이 도입하려는 경항모 갑판은 활주로를 달려 이착륙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직으로 뜨고 내리는 방식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현존하는 전투기 중에선 미국의 F-35B, 영국의 헤리어 전투기밖에 대안이 없다. 헤리어에 비해선 F-35B가 성능, 운용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 다만 경항모가 완성될 2033년에는 또 다른 수직이착륙 전투기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아직 특정 기종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이 개발한 수직이착륙형 스텔스전투기 F-35B가 지난 2011년 10월 3일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호에서 처음 수직착륙을 하고 있다. 우리 군은 향후 도입을 추진 중인 경항모에 수직이착륙전투기를 탑재하는 방안을 놓고 F-35B 등을 저울질 하고 있다. /사진제공=미 해군미국이 개발한 수직이착륙형 스텔스전투기 F-35B가 지난 2011년 10월 3일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호에서 처음 수직착륙을 하고 있다. 우리 군은 향후 도입을 추진 중인 경항모에 수직이착륙전투기를 탑재하는 방안을 놓고 F-35B 등을 저울질 하고 있다. /사진제공=미 해군


아울러 우리 군이 도입할 원양작전시 기존의 해상조기경보기 지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 별도의 해상조기경보체계를 개발해 운용하는 방안도 모색된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레이더 성능이 우수한 F-35B를 조기경보기처럼 활용하거나 국산 기술로 무인조기경보기 개발하는 방안, 또는 영국의 멀린헬기처럼 헬기에 조기경보체계를 적용해 운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항모 도입시 운영비가 연간 수천억원씩 소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군 관계자는 “경항모만의 순수 운영유지비는 연간 500억원 수준이고,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가 약 32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운영유지비를 세부적으로 보면 장비 등의 유지비 약 360억원, 연료비 약 60억원, 지원비 약 60억원, 탄약비 약 25억원이다. 운영유지비와 경직성 경비 등을 포함해 30년간 경항모를 운용시 소요되는 총 비용은 1조5,032억원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경항모 건조비용에 대해선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고 군은 밝혔다. 이어서 경항모 사업 추진과정에서 약 3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약 1조2,000억원 상당의 부가가치가 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병역자원감소로 항모를 운용할 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에 우리 군의 경항모는 약 440명 정도로 이지스함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향후 함정설비 자동화 등을 통해 향후 소요인력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기존에 우리 군이 도입한 이지스 구축함의 경우 초도함은 440명의 운용인력이 필요했으나 2024년에 도입할 신형 이지스함의 경우 설비자동화 등으로 220명의 운용인원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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