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판공湖





지난해 8월 인도군이 티베트족 출신의 특수부대원을 투입해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의 호수 판공(Pangong)호(湖) 남쪽 언덕의 고지 두 곳을 기습 점령했다. 그러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국경 지역을 맡고 있는 서부군구에 고지 탈환을 지시했다. 당시 중국군은 고용량의 전자파로 전자 장비를 파괴하거나 인명을 살상하는 마이크로웨이브 무기를 동원해 고지 위의 인도군을 공격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인도군이 중국군의 신무기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15분 만에 고지에서 퇴각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판공호는 중국 서부 티베트와 인도 북부 라다크 접경 지역의 해발 4,200m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산정 호수’라는 별칭도 얻었다. 티베트에서는 호수를 의미하는 ‘초(Tso)’를 붙여 판공초로 불린다. 판공초는 티베트어로 ‘길고 좁은 마법의 호수’라는 뜻이다. 둘레 134㎞, 너비 5~7㎞의 판공호는 바다가 호수로 변했다는 곳이어서 서쪽으로 갈수록 소금 함량이 점점 높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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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호는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했다.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각각 통제하고 있다. 양쪽이 주장하는 실질통제선(LAC)의 위치가 달라 분쟁이 생길 때마다 서로 상대방이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한다. 이곳으로부터 150㎞ 떨어진 갈완 계곡과 함께 중국과 인도의 대표적인 분쟁 지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2017년에도 중국군이 실질통제선을 넘으려다 인도군과 투석전을 벌여 일촉즉발의 상황을 빚기도 했다.

중국이 최근 판공호에 신형 장거리 로켓포를 배치하고 인근 지역에서 포병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전했다. 인도 측은 중국이 다시 도발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평화의 건설자, 국제 질서의 수호자”라고 딴소리를 했다. 하지만 주변국들과 잇따라 영토 분쟁을 벌이며 보복 조치를 일삼는 중국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스스로 패권주의와 팽창주의에 집착하는 행태부터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ssang@sedaily.com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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