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가상화폐 광풍…민관 공동 가이드라인 만들어라


암호화폐 시장이 이상 과열 현상과 널뛰기 장세를 보이며 ‘도박판’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상장된 아로와나토큰은 거래 시작 30분 새 50원에서 5만 3,000원으로 1,075배나 급등하더니 이틀 만에 반 토막 났다. 암호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은 8일 연속 하락하며 22일 7,000만 원대가 무너져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에서는 투기성이 높은 알트코인(중소 암호화폐) 거래 비중이 94%에 달해 ‘묻지 마 투자’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암호화폐 거품이 꺼지면 시세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추락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암호화폐 낙관론자인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가 21일 “비트코인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경고한 것도 심상치 않다. 더욱이 암호화폐 매매가 다단계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져 ‘폭탄 돌리기’로 인한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거래소의 안전성 기준이나 공시 규정이 없는 것도 ‘깜깜이 투자’를 부추긴다. 이런데도 당국은 말로만 불법행위 금지를 거론하면서 손을 놓고 있다. 금융 시스템 혼란과 투자자 피해 확산을 막으려면 안전판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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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래 산업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암호화폐의 불법행위 금지와 투명성 확보 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 현 단계에서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볼지 여부도 일단 결론을 내려야 한다. 내년부터 투자 수익에 세금을 물리겠다면서 금융 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당국의 승인을 받은 암호화폐만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당국은 금융사·거래소 등과 머리를 맞대고 거래 안정성과 공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투자에 따른 책임은 개인 몫이지만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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