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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 운항 재개 정황…국경봉쇄 풀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부터 자취를 감췄던 북한 선박이 약 8개월 만에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 해역에서 포착되면서 선박 운항이 일부 재개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강화된 북한의 국경봉쇄가 선박 운항 재개를 기점으로 풀릴 확률도 제기된다. 북한이 4월 모내기 철을 맞아 대북제재와 국경봉쇄로 인해 심각한 식량 부족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23일 미국의소리(VOA) 도보에 따르면, 현재 북한을 떠나 중국 항구 혹은 공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선적·선박이 최소 7척이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에는 북한 선적의 ‘민해호'와 ‘롱리치 5호’, ‘자성 2호’ 등 4척의 선박이 중국 룽커우 항과 다롄, 시다오 항 등에 입항하거나 입항을 앞둔 상태로 보고됐다. ‘태평산호’와 ‘자력호’ 등은 전날 중국 웨이하이 항 인근을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고, ‘회령호’는 제주도 남쪽에 약 200km 해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항해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나아가 북한 선박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해외 항구에서 안전검사 기록도 남겼다.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에 따르면, 북한 선박 ‘련화 3호’가 지난달 28일 중국 옌타이 항구에서 안전검사를 받았다. 북한 선박은 지난해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서 마지막 검사를 받은 이후 그동안 단 한 척도 안전검사 기록을 남기지 않았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일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결론을 통해 농업 생산을 늘릴 것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시·군당 간부들이 강습회 논의 내용을 받아적고 있다./연합뉴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일 제1차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결론을 통해 농업 생산을 늘릴 것을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시·군당 간부들이 강습회 논의 내용을 받아적고 있다./연합뉴스



이외에도 북한에서 굳게 닫힌 국경을 다시 열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번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 3월 3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수입물자소독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수입물자소독법’은 수입 물자가 국경을 통과할 때 지켜야 할 소독 절차와 방법을 정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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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해 12월부터 북한은 국경 거점 지역과 무역항 소독 사업을 강화하면서 국경 시설을 정비해왔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해 12월 “국경 교두(다리 근처)와 철도역, 무역항의 방역 및 경비 실태를 점검하고 보다 효과적인 소독 체계를 갖추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신의주, 남포 등 주요 세관에 대규모 소독장을 설치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국경봉쇄 완화 조짐은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에서 비롯됐을 확률이 크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식량 상황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북한이 외부로부터 물자를 수입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줬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올해 북한은 약 86만t의 곡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4월이 모내기 철인 만큼 중국 브로커를 통해 국내 대북지원 단체를 대상으로 모내기용 비닐 지원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지난 15일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을 힘있게 지원하자' 제목의 사설에서 농업 부문 지원 강화가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는 우리 당의 구상과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 사업"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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