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탄핵 절차·과정에 문제있다"…국민의힘 '도로 한국' 논란 가열

중진 사면·탄핵론 부각에…'강경 보수'로 되돌아가나 경계심 표출

김재섭 "선거 끝난 지 불과 20일, 과거로 돌아가려는 모습" 비판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이명박(왼쪽)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다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탄핵 논란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강조하거나 '박근혜 탄핵'의 부당성을 언급하는 중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힘겹게 중도층을 끌어온 당 분위기가 다시 '강경 보수'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경계감도 표출되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인 홍문표 의원은 23일 YTN 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 화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 사면하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역사적인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개인적 의견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태흠 의원 역시 CBS에서 "과거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이렇게 감옥에 오래 있지 않았다"며 "사면이 됐든 가석방이 됐든 조치를 (대통령이) 고려했으면 좋겠다"면서 사면 필요성에 동의했다. 탄핵에 대해서는 "절차나 과정에서 사실은 문제가 조금 있는 부분도 있다"며 탄핵 자체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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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연합뉴스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연합뉴스


연이은 의원들의 발언을 두고 초선과 소장파 사이에서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가 끝난 지 불과 20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로 돌아가려는 모습"이라며 4·7재보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젊은층이 또 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하태경 의원은 자신이 속한 '요즘것들연구소' 명의의 성명을 내고 "법치주의에 반하고 보궐선거 민심을 거스르는 주장을 강력히 규탄하고 우려를 표한다"며 "탄핵 부정은 법치 부정이다. 우리 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재보선 참패 수습에 진력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내에서 빚어지는 혼선을 틈타 등돌린 여론을 되찾을 기회를 엿보는 듯하다. 정권심판에 기운 민심을 다시 보수심판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에서 사면론을 갖고 심각한 당내 분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차기 대권의 헤게모니 싸움이 벌써 사면론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박신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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