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미래산업은 배터리·반도체의 시대…젊은 총수들 "뭉쳐야 산다"[대기업 합종연횡 바람]

[토요와치-뜨거운 '대기업 합종연횡' 바람]

삼성·현대자동차·SK·LG

배터리·반도체·전기차 등

상호 주력 사업들 협력나서

견제보다는 상생행보 가속

오너들 주기적 만남도 한몫





미래 산업의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전략적 협업을 늘리는 것이다. 특히 창업 3·4세대 ‘젊은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총수 간의 왕래가 부쩍 늘었고 이는 기업 간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배터리·전기자동차 등 미래 산업에서는 특히 대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오는 2024년 출시될 하이브리드차량(HEV)용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가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삼성SDI와 HEV 원통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도 인도네시아 합작 법인을 세우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같은 협력의 바탕에는 ‘견제’보다 ‘상생’하려는 총수들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다. 총수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오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 2019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5대 그룹 총수와 왕세자의 만남을 주선한 바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당시 정부 입장에서도 매우 민감한 외교 일정이었는데 이 부회장이 민간 외교의 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후에도 총수들은 주기적으로 만났다. 지난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타계 이후 최태원 SK 회장은 아버지를 잃은 이 부회장을 위로하기 위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로 초청해 만남을 이어가기도 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세가 거셌던 지난해 5~7월에는 정 회장이 이 부회장과 최 회장, 구 회장과 잇따라 ‘K배터리 회동’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른바 ‘X세대’ 창업주들은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오르며 재계 간 소통의 전면에 떠올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총수들이 직접 협력을 모색하고 소통하면서 기업 간 의사 소통 과정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변수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