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인 현대차증권(001500)의 공시서류에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거나 ‘현대차증권 화이팅!!!’ , ‘공시업무 지겨워’ 등 직원의 장난으로 추정되는 문장이 담긴 것이 뒤늦게 확인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4일 올라온 현대차증권 2019년 3분기 보고서에는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 ‘현대차증권 화이팅!!!’ , ‘공시업무 지겨워’ 등의 문장이 보고서 중간중간 기입돼 있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보고서를 읽으면 해당 문구가 보이지 않지만, 문구가 포함된 영역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보고서의 ‘VIII.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 중 '1. 임원 및 직원의 현황'의 '직원의 현황' 분류 밑에는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의 ‘XI.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중 ‘4. 기타 고객보호 현황’의 ‘가. 투자자 예탁 자산의 현황 및 보호에 관한 사항’ 란에는 "공시업무 지겨워"라고, 바로 밑의 ‘나. 고객 예탁 재산 및 보호’란에는 “현대차증권 화이팅!!!”이라고 기입돼 있다.
해당 내용을 누가 작성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권한과 내용 등을 고려할때 공시를 담당하는 직원이 장난을 친 것이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상장사 입장에서는 신중을 기하게 마련인 공시서류에 이같은 실소를 유발하는 내용이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문구가 담긴 부분을 찍은 사진이 뒤늦게 여기저기 퍼 날라졌고, 그 결과 이 보고서는 ‘인기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 분기보고서는 공시한 지 17개월여가 흐른 2019년 3분기 보고서임에도 당당히 전날인 23일과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많이 본 문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분기 보고서의 가장 위에 있는 ‘대표이사 등의 확인’ 기재란에는 “우리는 당사의 대표이사 또는 신고업무 담당 이사로서 이 공시 서류의 기재 내용에 대해 상당한 주의를 다하여 직접 확인 검토한 결과 중요한 기재사항의 기재 또는 표시의 누락이나 허위의 기재 또는 표시가 없고 이 공시서류에 표시된 기재 또는 표시 내용을 이용하는 자의 중대한 오류를 유발하는 내용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당시 대표이사와 담당 이사의 서명이 기재돼 있어 상황을 더 희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이 관련 공시서류와 관련해 어떻게 대처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시된 자료가 단순 오기 등의 오류가 있을 경우, 정정 보고서를 다시 제출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브레이브걸스처럼 갑자기 오래 전 일이 사람들이 사이에 재조명 되고 있다”며 “현대차증권으로는 난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