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과 함께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FC서울 기성용이 자신을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을 강하게 반박하고 나선 가운데 경찰은 투기 의혹뿐만 아니라 이들의 광주 토지 매입 과정 전반을 살펴보기로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기성용과 기 전 단장의 광주 서구 토지 매입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 개 필지를 수십억 원을 들여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땅 일부를 차고지 등으로 임대하면서 농지 일부를 불법적으로 형질 변경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앞서 기성용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이 공간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참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기성용은 또한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면서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 모든 게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제 잘못"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기성용은 "제가 돈만 쫓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에도 분명 흔들렸을 것"이라면서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기성용은 "앞으로는 더 철저히 스스로 모든 것들을 검토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수사에도 진실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적었다.
기성용의 아버지 기 전 단장 역시 "매입한 부지는 축구센터 건립용으로,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것은 너무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두 사람의 부인에도 경찰 측은 "피의자 소환을 통한 진술이 아니라 개인적 입장 표명"이라면서 수사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선 경찰은 이들이 농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받은 서구청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하는 등 농지법 위반과 불법 형질변경 등 입건 혐의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