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이하 디폴트옵션)가 도입된다면 실적배당형만이 아닌 원금보장형도 도입해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5일 리포트를 통해 “가입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퇴직연금 자산이 실적배당형에 투자돼 손실이 발생할 경우,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선택 시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제도의 안정성과 수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적립 자산은 2020년 말 현재 25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퇴직연금 자산을 원금보장형 위주로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아 퇴직연금 자산의 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디폴트옵션을 통해 실적배당형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험연구원의 정원석 연구위원·김윤진 연구원은 "디폴트옵션 도입을 통한 실적배당형 상품 위주의 자산운용이 이뤄질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기대와 변동성에 노출된다는 우려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년 간 한 번도 관리를 하지 않은 가입자의 비중이 83%로 디폴트옵션의 도입은 퇴직연금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단 개인마다 변동성에 대한 위험회피성향이 다르므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가입자의 자산을 임의로 실적배당형 상품에 가입시키는 것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자산운용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산이 실적배당형 디폴트옵션 상품에 투자됐다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신뢰가 손상될 수 있다. 이들은 "실적배당형 디폴트옵션 활용 시 손실 가능성에 대한 가입자 교육과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 시 이해상충 문제 해결 방안 등을 제도 도입 단계에서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폴트옵션 도입은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금융상품 추천 기능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가입자의 이익을 최선으로 한 상품 추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디폴트옵션은 소비자 선택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장점 및 효과가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사(혹은 전문가)가 소비자 이익이 아닌 금융사(혹은 전문가)의 이익을 위한 디폴트옵션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