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해병대도 반대했는데...성능논란 '마린온 무장형' 상륙공격헬기로 결정

정부 26일 방추위 열고 심의의결

KAI 2031년까지 1.6조 들여 개발

기동·방탄·무장능력 한계 뚜렷해

전문가들 상륙거점 능력 지적에

방사청 "성능 지속 향상시킬 것"

北탄도탄 막을 PAC-3는 확충키로

장보고-III 배치-II후속함 건조 추진

대북감청 백두정찰기 후속기 개발

軍통신위성 연계할 단말 뒷북 양산

KAI가 개발을 제안한 해병대용 상륙공격헬기인 '마린온 무장형'이 해상에서 비행하는 상상도/사진제공=KAIKAI가 개발을 제안한 해병대용 상륙공격헬기인 '마린온 무장형'이 해상에서 비행하는 상상도/사진제공=KAI




정부가 유사시 해병대의 상륙작전 등을 지원할 상륙공격헬기를 국내에서 연구개발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했던 기존의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무장형으로 개량개발해 2028~2031년중 총 24대를 해병대에 납품하게 될 전망이다.



마린온 무장형이 상륙공격헬기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국산화에 따른 국내 항공산업 발전, 일선 부대 헬기 운용·정비의 효율화 효과 등이 기대된다. 그러나 수송용 기동헬기를 개량해 쓰는 것이어서 기동·방탄·무장성능의 한계가 뚜렷해 유사시 조밀한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상륙 거점을 원활히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군사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마린온 무장형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독자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므로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개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26일 제 135회 회의를 화상방식으로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상륙공격헬기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심의·의결했다. 사업기간은 2022~2031년이며 총사업비는 1조6,000억원(잠정)이다.

방추위는 이번 상륙공격헬기 사업에 대해 "군 작전요구성능(ROC)의 충족성과 상륙기동헬기(마린온)와의 호환성을 고려한 운영유지의 효율성, 향후 유·무인복합체계(MUM-T) 구축 등의 체계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내연구개발로 상륙공격헬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입체고속 상륙작전을 구현하기 위한 상륙군의 항공 화력 지원능력 보강과 서북도서에서의 적 기습강점 대비 능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린온 무장형과 물밑 경합을 벌였던 미국 벨사의 공격헬기 ‘AH-1Z 바이퍼’는 사실상 탈락했다.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020년 10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현안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020년 10월 26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개최한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현안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추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ROC 충족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이승도 전 해병대사령관이 재임 중이던 지난해 10월 26일 국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현재 공격헬기로서 운용되는 헬기를 해병대에서 원한다”고 마린온 무장형 도입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요처인 해병대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하는 기종에 대해 방추위가 ROC를 충족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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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공격헬기는 유사시 적진에 상륙을 감행할 때 본진보다 먼저 해안가 등에 포진한 적의 방어세력을 섬멸해 후속 부대의 거점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적 방어세력을 섬멸할 수 있는 충분한 화력과 더불어 대공포 등을 회피하거나 피격에 견딜 수 있는 기동력, 장갑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기준에 비춰볼 때 마린온 무장형의 성능은 바이퍼에 보다 크게 뒤쳐진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국은 이 같은 논란을 감안해 마린온 무장형의 방탄능력을 강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2차 사업추진기본전략’도 심의·의결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증대되는 가운데 이를 우리 상공 하층에서 요격할 패트리어트-3(PAC-3) 미사일을 확충하는 내용이다. 기존에 공군이 보유한 PAC-2 발사대중 일부 수량을 PAC-3로 개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날 방추위에선 장보고-III 배치-II 후속함 건조계획, 군위성통신체계-II 양산계획, 백두체계능력보강 2차 체계개발기본계획, 대형수송기 2차사업,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 사업 등도 심의·의결됐다. 이중 장보고-III 배치-II 후속함 건조계획은 총사업비 3조4,100억원 규모(2016~2029년)의 대규모 프로젝트다. 국내 최초 독자설계 및 건조 중인 ‘장보고-III 배치-I’ 보다 향상된 능력을 갖춘 후속함을 국내 건조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후속함은 수중작전지속능력, 표적탐색 및 무장능력이 향상된 잠수함으로 제작된다.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발사한 통신위성 '아나시스2호'의 이미지. /국방TV 화면캡처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발사한 통신위성 '아나시스2호'의 이미지. /국방TV 화면캡처


군 위성통신체계-Ⅱ 사업은 최초의 군 독자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와 연계해 운용할 지상 통신단말을 양산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며 총 사업비는 약 8,800억원으로 책정됐다. 해당 사업을 통해 전송용량 및 항재밍 능력 등 성능이 대폭 향상된 군 통신망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방추위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사업결정에 대해 정부 당국은 뒷북 논란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아나시스-2호는 발사된 이후 지난해 7월 31일 정지궤도에 진입했으나 정작 해당 통신정보를 수신하면서 제어할 지상 단말은 이제서야 양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나시스 2호의 수명은 12년인데 단말기 확보 지연으로 인해 최소 1년 가량은 제대로 임무에 투입되지 못한 채 무용지물화될 우려를 하고 있다.

한편 백두체계능력보강 2차 체계개발기본계획은 대북 통신감청 역할 등을 해온 기존의 백두정찰기를 대체해 향상된 신호정보수집능력을 갖춘 정찰기를 개발·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1~2026년이며 총 사업비는 약 8,700억원이다.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사업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총 1조9,000억원을 들여 항공기 및 지상·함정 전력에서 운용중인 공지통신무전기를 국내연구개발 및 국외구매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은 항재밍 및 보안기능이 강화된 디지털 통신 방식의 무전기로 성능개량해 작전 수행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방추위는 내다봤다.

아울러 대형수송기 2차 사업은 국외구매로 대형수송기를 추가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2~2026년이며 총사업비는 약 4,800억원(잠정)이다. 해당 사업에 응찰하는 해외 업체는 국내업체를 부품제작사로 참여시켜 컨소시엄구성을 구성해야 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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