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윤여정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주요 외신 "한국, 2년 연속 새 역사"

수상소감에도 '가장 위트있는 순간'

50여년간 배우로서 발자취도 주목해

배우 윤여정(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영화의 제작자를 맡은 배우 브래드 피트. /로스앤젤레스=EPA연합뉴스배우 윤여정(왼쪽)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 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후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영화의 제작자를 맡은 배우 브래드 피트. /로스앤젤레스=EPA연합뉴스




“한국이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아카데미상에서 2년 연속 역사를 만들었다” (인디와이어)

배우 윤여정의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은 현지의 주요 외신과 방송에서도 상당한 관심꺼리였다. 윤여정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미국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는 극중 순자가 즐겨 마셨던 ‘마운틴 듀’를 인용해 “윤여정에게 마운틴 듀 한 잔의 축배를 들어보이라”며 수상 소식을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윤여정이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배우들이 있는 전장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올해 73세인 윤여정이 한국에서 이미 걸출한 배우였으나 아시아 배우로서는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수십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지만 한국 배우들에게 영예가 돌아가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윤여정의 수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관련기사



외신들은 시상식장에서 보여준 위트 있는 소감에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난 경쟁을 믿지 않아요.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죠? 오늘 밤 제가 조금 더 운이 좋은 것 같다”는 그의 소감을 인용했다. LA타임스는 윤여정이 시상자인 브래드 피트가 ‘미나리’의 제작자인 점을 상기하듯 “마침내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가 영화 찍는 동안 어디 있었죠?”라고 농담한 것을 이번 시상식의 가장 위트 있는 발언 중 하나로 꼽었다.

영어 실력뿐 아니라 배우로 데뷔한 지 55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영화에 출연해 아카데미상까지 받은 발자취를 조명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윤여정이 약 50년 전 배우 활동을 시작한 이래 김기영 감독의 1971년 영화 ‘화녀’에서 매우 과감한 역할로 주목을 끌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윤여정이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영화전문지 인디와이어는 ‘화녀’ 외에도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 ‘죽여주는 여자’, ‘계춘할망’ 등 출연 영화와 ‘목욕탕집 남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디어 마이 프렌즈’ 등 드라마를 조명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윤여정이 ‘한국의 메릴 스트립’으로 불리는 데 대해서도 “난 그저 한국의 여배우일 뿐이다.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난 내 자신으로서 좋아요”라고 말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