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적으로 재정 건전화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라는 국제신용평가사의 경고가 나왔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한국이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나랏빚에 대한 경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크리스티안 드 구스만 한국 담당 이사는 26일 서울경제와의 e메일 단독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이 해결되면 우리는 정부가 재정 건전화와 부채 궤도 안정화를 약속하고 이를 지킬 능력이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중기적으로 재정 건전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전망이 수반되지 않은 채 한국의 부채가 더욱 악화한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한국에 대해 세 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인 Aa2(안정적)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올해는 영향이 없더라도 다음 정권에서는 국가신인도 하락이라는 충격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중기 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4년 국가채무(D1)는 1,347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9.7%에 달한다. 지난해의 43.9%(846조 원)에서 4년 만에 16%포인트 증가하는 것이다. IMF는 최근 발간한 재정 모니터에서 2~3년 뒤 균형 재정으로 돌아가는 미국·독일·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일반정부부채(D2)는 올해 53.2%에서 2026년에 69.7%까지 오른다고 전망했다. D2는 통상 D1보다 3~4%포인트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속에서 일시적으로 지출을 늘린 뒤 재정 정상화 조치가 부족한 데 대해 경계심을 보였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