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차 긴급 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업종보다 피해가 없었던 업종에 더 큰 매출 증대 효과를 줬다는 연구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매출이 17.2% 증가한 업종은 1차 재난지원금으로 21.7%의 추가 매출액 증가 효과를 누렸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이 28일 발표한 ‘신용카드 자료를 활용한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재난지원금 설계 개선 제언’에 따르면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은 전체 업종의 월별 매출액 감소 7.8%에 대해 17.5%의 매출액 증가 효과를 냈다.
하지만 업종을 피해 유무에 따라 나눠 보면 코로나19 피해가 없었던 업종은 매출이 17.2% 증가했는데 1차 재난지원금으로 21.7%의 추가 매출액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피해 업종은 매출이 23.4% 감소했음에도 1차 재난지원금의 매출액 증가 효과는 14.2%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종의 충분한 매출 회복을 돕지 못한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업종별, 규모별, 지역별 평균 피해 규모를 고려해 등급을 정하고 등급별로 맞춤형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령 전년 동월 대비 자영업 카드매출이 5% 이상 감소한 경우를 지원 대상으로 한다면 업종·지역·규모별 등급을 나눈 테이블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집단 내에서도 매출이 늘어난 사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장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피해 보상을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면서도 “재난 상황에서의 사회연대적 관점에서 본다면 개별 매출이 특정 기준 이상 감소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배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당정이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손실보상과 관련해서는 ‘피해지원의 틀 안에서 손실보상’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위원은 “정확하게 피해를 산정할 수 있다면 정부의 규제가 피해금액에 반영될 것”이라며 “피해지원으로도 손실보상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별도의 손실보상을 하더라도 손실보상 외 기타 피해지원도 함께 수행할 경우에는 두 금액을 합산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