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8단독 박성준 부장판사는 28일 성범죄 등 강력범죄자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34)씨에게 징역 3년 6월에 추징금 818만원을 선고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사적 처벌 논란과 무고한 인물의 신상 공개 피해 논란이 제기된 사이트다. A씨는 지난해 3~8월 디지털교도소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성범죄, 아동학대, 강력범죄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해외 도피 생활 중이던 A씨를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검거하고 14일 만에 국내로 송환했다. 법원은 같은해 10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보고 인스타그램 ‘nbunbang’ 계정을 개설해 조주빈 신상을 알렸다. 이후 A씨는 팔로워가 빠르게 느는 것을 보고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에는 한 대학교수가 성 착취물을 구매하려 했다는 허위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재판과정에서 마약과 성범죄, 도박 등에도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자의적인 정의감에 기대 단독으로 혹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해 사실 내지 허위사실의 글을 게시했다"며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공개한 범행은 특성상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파 범위도 넓을 뿐만 아니라 이미 유포된 정보를 삭제해 원상회복할 방법도 마땅히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들이 악성 댓글과 협박 전화 등으로 일상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정도의 피해를 보았고, 결백을 주장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에게서 용서받지 못한 점, 범죄 수익으로 해외 도피 생활을 계속한 점 등을 종합하면 죄책이 무겁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