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는 결례를 중국에는 지나친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말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국가 전략상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북한 핵과 쿼드 플러스 참여 등 안보 차원의 의제뿐만 아니라 반도체 투자에서 백신 확보까지, 다루고 얻어내야 할 국가적 의제들이 너무나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중 간 대결 속에서 대한민국의 향배를 결정지어야 한다”며 “언제까지 미중 양국 사이에서 눈치 보기, 줄타기외교만을 고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 같은 외교안보 환경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는 각을 세우고 중국에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북한과 대화해야 하며, 트럼프 전임 대통령의 합의를 폐기하면 실수가 될 것이라는 등 회담 상대가 불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결례에 가까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 새 행정부의 변화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를 못 하다 보니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라며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생각난다”고 힐난했다.
또 안 대표는 “반면 중국에는 지나칠 정도로 저자세와 호의적 발언을 쏟아낸다”며 “‘미중 신냉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전략적 발언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눈에 뭐가 씌웠든지, 아니면 누군가가 잘못된 정보와 판단자료를 대통령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지금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3대 메가 트렌드는 코로나19와의 전쟁, 4차 산업혁명, 그리고 미중 신냉전”이라며 “그중 미중 신냉전은 군사적 패권경쟁일 뿐만 아니라 경제 패권전쟁이며, 가장 핵심적으로 기술 패권전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민주당은 동맹강화와 다자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중국과 대결할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와는 차원이 다른 강도로 누구 편에 설 것인지를 요구할 것”이라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미래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