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률을 더 높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코로나19로 투자자와 창업자가 대부분 비대면으로 만나게 되면서 투자 결정이 수월해졌다는 분석이다.
29일 서울 노들섬에서 열린 스파크랩 '제16기 온라인 데모데이'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액셀러레이터와 초기 투자의 매래' 세션에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들이 참여해 화상을 통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RISE의 공동 주최자 케이시 라우(Casey Lau)가 모더레이터로 나섰고, 전세계 160여 개 도시에 122개 창업 기획 프로그램을 보유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GAN)의 패트릭 라일리(Patrick Riley) 최고경영자(CEO), 300개 이상 스타트업을 돕고 12억 달러 누적펀딩을 기록 중인 알케미스트(Alchemist) 액셀러레이터의 라비 벨라니(Raci Belani) 매니징 디렉터,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Q&A를 진행했다.
라비 벨라니 디렉터는 "과거에는 실리콘밸리만이 양질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투자 생태계를 갖췄지만, 이제 온라인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실리콘밸리를 경함할 수 있게 됐다"면서 "비대면시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이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용이했졌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코로나19 이후 재정 정책과 화폐 가치도 한몫했다"며 "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역 격차에 상관없이) 더욱 평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액셀러레이터가 급증하고,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투자 규모도 커지는 분위기다. 패트릭 CEO는 "각국 정부가 액셀러레이터와 협력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이유는, 적은 운영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혁신 기업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이런 현상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개발도상국에서 이같은 투자 모델을 쉽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액셀러레이터는 300개를 돌파해 실리콘밸리보다 더 많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공동대표는 "한국은 정부가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터가 민간 액셀러레이터에 아웃소싱을 맡기기도 한다"며 "다양한 종류의 액셀러레이터가 한국 방식으로 등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성공적은 곳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엑셀러레이터의 양적 성장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면서도, 정부의 규제를 우려했다. 그는 "300개의 액셀러레이터가 많다는 것 문제가 되지 않고, 그중 잘하는 곳이 얼마나 많은 게 중요하다"며 "일부 문제 있는 액셀러레이터 탓에 산업 전체를 억압하는 규제를 만드는 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16기를 맞는 스파크랩 데모데이에는 창업인, 캐스팅, 키친인더랩, 아이템스카우트, 리히베스트, 에스앤피랩, 블라블라, 텔라, 빌리지베이비, 베스핀글로벌, 이퀄리브리엄월드 등 국내·외 스타트업 11곳이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