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 집값은 반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수도권, 서울 모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지난 주보다 상승했습니다. 계속되는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세로 1주택자·다주택자 모두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할 지 혼란한 분위기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매체 ‘집슐랭’은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과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케이스별 투자 전략, 그리고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설명까지 다뤄봅니다.
△1주택자의 부동산 투자 전략
1주택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무조건 가지고 가야합니다. 1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에는 오직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로 꼭 팔아야 할 이유가 있을 때. 예를 들어 실직한 경우. 아직 국민 연급을 받을 시기는 아닌데, 어떠한 고정 수입이 없다면 아파트를 팔아 임대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 개포주공에서 압구정으로, 잠실에서 압구정으로 혹은 노원에서 강남으로. 이렇게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팔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아파트는 절대 팔지 말고 보험으로 하나는 가져가라고 말씀드립니다. 간혹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지금 집값이 떨어질 것 같으니까 부동산을 팔아서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3~5년 후에 집값이 떨어지면 다시 들어가겠다.’ 굉장히 좋은 전략인데 사실 실현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지금 집을 팔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떨어질 때 사겠다는 분들은 위험 회피 성향 중에서도 굉장히 보수적인 분들입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졌을 때의 공포감은 엄청납니다. 대출이자를 내면서 집값은 언제 오를지 모르겠고, 불안감에 결국 집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팔고 나면 또 집값이 오르죠. 떨어졌을 때 사면 괜찮은데 언제까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팔아서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떨어질 때 들어간다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고, 철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런 불확실성에는 베팅하지 마라고 말씀드립니다. 꼭 팔아야할 때 그리고 상급지로 갈아탈 때만 아니라면 1주택은 그냥 가지고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다주택자의 부동산 투자 전략
다주택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2주택 이상을 말하는데 저는 3주택 이상을 다주택자로 보고 싶습니다. 2주택은 경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합니다. 주택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갈아타려고 하나 더 샀다가 타이밍이 안 맞을 수도 있고, 살 집 외에 한 채 정도 더 있어야 인플레이션 방어도 하고 투자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2주택까지는 어느 정도 인정을 해줘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다주택자 중과세도 2주택자까지는 완화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요.
3주택 이상은 할말이 없죠. 그건 사실 과수요잖아요. 3주택 이상은 나쁘게 말하면 투기라고 보는데, 이런 3주택자 이상들은 포트폴리오를 짜야합니다. 스테이하면 안되고요. 똘똘한 한 채로 가거나, 자녀에게 증여를 하거나, 팔고 꼬마빌딩 혹은 땅, 상가를 사는 등 여러 가지 전략을 짜야해요.
△똘똘한 한 채
최근 그냥 아파트 두 채 팔고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어설픈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종부세를 내느니 차라리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5년이고 10년이고 가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요. 노무현 정부 시절에 똘똘한 한 채는 중대형 아파트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똘똘한 한 채가 재건축 아파트에요. 풀어준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죠. 최근 압구정동 같은 경우는 그냥 부르는 게 값이에요. 매물도 없고요. 한달 전보다 10억 정도 올랐다고도 하죠. 지금도 이만큼 올랐는데 재건축이 되기만 하면 천장 뚫을 것 같아요.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압구정은 부자들도 많고 아쉬운 게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장 재건축 안해도 돼, 10년이고 20년도 기다릴 수 있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가격 변동 폭도 작고 또 지을 때 워낙 잘 지어서 안전 진단 통과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용적률도 높아서 저층 아파트들도 아니고요. 즉 서울시나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압구정동은 재건축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층고 제한도 해줘야하고 용적률도 올려줘야하죠.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걸 해주겠다고 하니까 압구정동이 크게 들썩였죠. 전체적인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안정을 찾고 있는데 일부 그런 재건축 기대 단지들은 제 예상과는 다르게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CASE별 다주택자 부동산 투자 전략
최근 주식 시장에서 돈을 번 분들이 많은데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원리는 같아요. 상승장에는 누구나 다 돈을 법니다. 상승장에서 돈을 못 버는 분들은 운이 나쁜 거고요.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속수무책입니다. 주식 고수들도 하락장에서는 다 손해를 보거든요. 즉 상승장에 올라타서 돈을 번 걸 실력이라고 착각하면 절대 안된다는 거죠.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예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상승장이었단 말이에요. 지금까지 집을 사면 다오르네, 투자만 하면 버네 하신 분들은 지금까지 상승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에요. 하지만 하락장에 들어서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상승장이 있으면 반드시 하락장이 오기 때문에 3주택 이상 되시는 분들은 전략이 꼭 필요합니다.
우선 주택 임대사업자의 경우. 주택 임대 사업자 분들은 세금 부담도 별로 없잖아요. 그리고 자금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설사 떨어져도 전세 가격으로 레버리지 할 수 있죠. 그래서 주택 임대 사업주 분들, 자금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그냥 가면 됩니다.
두번째로 자금 여력이 없으신 분들. 문제는 좀 무리하신 분들이죠. 대출을 많이 받았거나,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렸거나, 어떻게 해도 감당이 안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요. 4주택, 5주택 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은 무주택이 되면 안되고요. 서서히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자녀에게 증여를 해서 독립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주거나요.
10주택 이상 되는 분들은 나름의 전략은 있겠죠. 그렇지만 떨어질 때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해야합니다. 대출 이자가 오를 수도 있고, 가격이 떨어지면 역전세난이 생길 수도 있고요. 세상은 항상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 관리를 해야합니다.
△다주택자, 하락장에 대한 대비는 필수
다주택자들은 반드시 준비를 해야해요. 아직까지는 늦지 않았어요. 거래량이 줄고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하락장은 아니거든요. 하락할 때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08년도부터 버블이 세 번 왔거든요. 그런데 본격적인 하락은 2010년도부터 왔단 말이에요. 한 2~3년 정도는 버퍼링 시간이 있다는 거죠. 물론 정책적으로 한강 르네상스가 발표된다거나, 대통령이 바뀌어서 어떤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은 예외예요. 예를 들어 다른 곳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한강변 아파트는 조금 오르기는 했거든요. 하지만 이런 부분은 예외이고 전체적인 장을 봤을 때는 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아니지만 적어도 2~3년 지나면 꺾일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니 그 기간 내에 충분히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준비를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지연 인턴기자 jypark3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