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데이터로 본 정치민심]與당대표 선거 D-1, 검색량으로 보면 누가될지 안다

■[네이버트렌드-썸트렌드]

홍영표, 키워드에서도 확연한 '친문' 성향

우원식, 검색량 저조하지만 '민생'과 '민평련'

송영길, '이재명''러시아 백신'으로 이슈 선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5·2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뽑힐 당 지도부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어수선해진 당을 쇄신하고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까지 누가 운전대를 잡을 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는 5선의 송영길 의원과 4선에 원내대표 경력까지 있는 홍영표·우원식 의원이 나섰다.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세 후보 모두 민주당 내 지지기반이 탄탄해 그 누구도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는 대의원 45%·권리당원 40%·일반국민 여론조사 10%·일반당원 여론조사 5%가 반영된다. 1만여 명 규모의 대의원과 7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권리당원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때까지 당대표 선거를 보면 대의원 표는 고르게 분산된다. 결국 권리당원 표를 얻는 사람이 당권을 쥘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지난 28~29일 이틀간 온라인 투표를 이미 마쳤다.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는 29~30일 양일 간 실시됐다.

대중 인지도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접전 속 洪 우세


/자료제공 = 네이버 데이터랩/자료제공 = 네이버 데이터랩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대의원 표심은 몰라도 표본이 큰 권리당원의 여론은 데이터로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인지도 측면에서는 송 후보가 앞선다. 네이버의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매일 송 후보의 검색량이 다른 두 후보보다 많았다. 우 후보와 홍 후보의 검색량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 23일을 제외하고는 항상 홍 후보가 우 후보를 소폭 앞섰다.

같은 기간 썸트렌드의 ‘연관어 분석’을 활용하면 후보들을 향한 ‘넷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썸트렌드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텍스트를 추출한 뒤 데이터 분석을 해주는 서비스다. 그 중 ‘연관어 분석’은 네이버의 ‘연관 검색어’처럼 키워드와 관련된 단어를 추출해 어떤 맥락에서 키워드가 다뤄지는지 시각화 해준다.

홍영표, 키워드에 드러나는 ‘현정부의 강한 연결’


/자료제공 = 썸트렌드/자료제공 = 썸트렌드



홍 의원의 경우 연관어 분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단어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연관어 ‘민주당’, ‘문재인’, ‘정부’가 상위 5위 안에 올랐다. 이 연관어들 모두 민주당 출신인 세 후보의 연관어에서 확인은 된다. 다만 홍 후보의 연관어 분석에서는 세 단어의 언급량이 모두 1만 건을 넘어서는 등 다른 두 후보보다 훨씬 높은 상관성을 띈다. ‘민주당’만 놓고 봐도 홍 후보는 2만7,990건을 기록한 데 비해 송 후보는 1만780건, 우 후보는 6,801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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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최장수 총리를 역임한 대권 주자 이낙연 전 민주당 당대표의 이름도 순위권에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강병원·전혜숙 의원의 이름이 각각 연관어 4위·6위를 기록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세 후보중 연관어에 최고위원 후보 이름이 있는 건 홍 후보 뿐이다.

우원식, ‘무색무취’하지만 민생, 민평련 떠올라


/자료제공 = 썸트렌드/자료제공 = 썸트렌드


우 후보의 연관어에는 큰 특색이 없는 연관어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우 후보와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송 후보와 홍 후보의 이름이 각각 1·2위를 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같은 공통 키워드나 ‘선거’, ‘뉴스'같이 이슈가 없는 중립 키워드들이 다수다. 연관어 4위인 ‘조국’과 5위인 ‘김어준’의 경우 지난 25일 우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한 유튜브 토론회에서 라디오 방송 진행자인 김어준씨를 두고 “그나마 진실을 이야기하는 언론”이라며 “당이 지켜야 한다”고 말하자 국민의힘에서 “제2의 조국”이라고 응수한 일이 회자된 것으로 보인다. 단편적인 사건이 상위권 키워드를 만들 정도로 우 후보에 대한 네티즌의 언급 빈도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홍 후보와 송 후보의 연관어 상위 5개의 평균 언급 건수가 각각 1만6,018건, 9,909건인 데 비해 우 후보는 6,027건에 불과했다.

다만 무색무취한 연관어들 속에서 12위를 기록한 ‘민생’과 14위를 기록한 ‘민평련’에서 우 후보의 정체성이 읽힌다. 우 후보는 우리 사회 ‘을’들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을지로위원회’를 민주당의 간판 브랜드로 키워왔다. 이번 당대표 선거의 슬로건도 “민생으로 정면돌파”다. 동시에 우 후보는 민주당 내 김근태(GT)계 모임으로 알려진 ‘민평련’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영길, 러시아 백신으로 이슈 메이킹


/자료제공 = 썸트렌드/자료제공 = 썸트렌드


송 후보의 연관어 분석에서는 ‘백신’이 4위에 오른 게 특징이다. 당권 선거와 무관해 보이는 ‘백신’이 연관어 상위권에 오른 배경은 각각 6위와 10위를 기록한 연관어 ‘이재명’과 ‘러시아’에서 찾을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1일 청와대에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도입을 검토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데 이어 같은날 송 의원도 스푸트니크V 도입을 주장하면서 언급된 단어들이다. 선거전 초반부터 ‘無계파성’을 내세워온 송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기조를 같이하는 다른 두 후보와 달리 차별화된 ‘자기 목소리’를 내온 과정이 반영된 키워드인 셈이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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