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찰청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어 전북경찰청에서도 백신을 접종한 경찰관이 중태에 빠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3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제경찰서의 한 지구대 소속 A(55) 경감은 지난달 28일 오전 9시 김제 우석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후 반신 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A 경감은 백신 접종 후 이틀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지난달 30일부터 몸에 한기를 느꼈으나, 일반 접종자와 비슷한 증상 외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진 않았다. 하지만 하루 뒤인 지난 1일 지인과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 30분께 사진관에 사진을 찾으러 갔을 때 갑자기 오른손에 마비 증상을 느꼈다. A 경감은 원광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증세는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점점 심해졌고, 혈전용해 주사와 미세혈관 시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경찰 측은 A 경감의 증세와 백신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김제경찰서 고위 관계자는 "(백신으로 인한 이상질환이라면) 동맥에 혈전이 발생해야 하는데 환자는 정맥에 생겼다"면서 "백신과 마비의 인과관계는 없다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경찰관은 평소 부정맥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있고 상태도 많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관계자도 "이상 반응에 대해 다양한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따라서 신고 건수도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접종 이후에 이상 반응 여부 판단은 전문가에게 맡겨달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례도) 의료진이 이상 반응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접종에 대한 불신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면역반응의 정도에 따라 백신에 대한 증상이 심한 분과 약한 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 경감은 중환자실에서 집중케어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측은 현재 A 경감은 마비가 왔던 오른쪽 발과 팔을 조금 움직일 수 있고,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경기남부청 소속 여성 경찰관 B(50대)씨도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후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