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효성(004800)그룹이 거침없는 질주를 벌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높아진 시장의 컨센서스를 가볍게 압도하는 실적 공개가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됐다. 증권사들은 이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 눈높이를 올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3일 코스피시장에서 그룹 지주사 효성은 전 거래일 대비 8.15% 폭등한 10만 7,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효성그룹의 세 핵심 자회사인 효성티앤씨(298020)(2.35%), 효성첨단소재(298050)(0.65%), 효성화학(298000)(5.31%)도 이날 일제히 반등했으며 장 중 효성과 효성티앤씨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날 기준 이들 4개 기업의 합계 시가총액은 8조 5,552억 원으로 지난해 말 이후 4개월간 131.9% 팽창했다.
이날 효성그룹의 주가에 날개를 단 것은 ‘깜짝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화학 업황이 급격하게 개선되면서 이들은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제 영업이익과 컨센서스 사이의 괴리율은 효성 43.8%, 효성티앤씨 33.0%, 효성첨단소재 33.2%, 효성화학 24.9%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스판덱스(효성티앤씨), 폴리프로필렌(효성화학), 타이어 보강재(효성첨단소재) 등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날 14개월 만에 공매도가 부활하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을 보유한 종목과 실적 개선주에 대한 선호 색채가 뚜렷해진 점도 상승폭 확대에 일조했다.
증권 업계는 효성의 실적 선전으로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이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효성티앤씨의 목표 주가를 100만 원에서 115만 원으로 대폭 올리면서 ‘황제주’ 등극을 예견했고, 신영증권(79만 원→96만 원)도 20% 넘게 상향 조정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가 실적 고점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이 있지만 평균판매가격(ASP) 개선과 원재료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남은 분기에도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부터 문제가 됐던 부채 비율 관련 소음은 올해 완전히 제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현금 흐름 개선으로 향후 주당배당금(DPS)이 1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 효성의 적정 주가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15만 원을 새로 제시했다. 그 밖에도 이날 효성화학에 대한 목표 주가를 신영증권(41만 원→52만 원)과 KTB투자증권(40만 원→51만 원)이 상향 조정했고, 효성첨단소재는 신영증권(42만 원→52만 원)이 올려 잡았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